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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카본’

등록일 2024-11-18 18:40 게재일 2024-11-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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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대구기상청은 입동(立冬) 다음날인 지난 11월 8일을 팔공산 단풍의 절정이 관측된 날이라고 밝혔다. 일 최저기온이 5℃ 이하로 떨어지고 일교차가 크게 벌어져야 단풍이 들게 되는데, 올해는 이상기후로 인해 가을 늦더위가 계속 이어지면서 평년보다 12일이나 늦었다고 한다. 단풍의 절정은 산 80%에 단풍이 들었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고 하며, 현재 전국 유명산 21곳 가운데 팔공산을 포함해 19곳이 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주변 지인의 단풍 소식에 따르면 한국 최대의 단풍 명소인 내장산과 한반도의 마지막 단풍이 머무는 전남 해남 두륜산과 달마산은 이제 절정으로 가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도 시간이 지나면서 낙엽이 되어 다 떨어지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낙엽이 분해되거나 축적되는 과정에서 탄소 흡수와 저장 기능에 기여할 수 있다. 즉, 낙엽은 식물이 광합성으로 흡수한 이산화탄소(CO2)를 고정한 유기탄소로 구성되어 있다. 낙엽은 땅에 떨어져도 그 자체로 탄소를 보유하고 있고, 토양 표면에 쌓이거나 분해되면서 탄소를 토양에 저장하는데 기여한다. 이를 통해 낙엽은 간접적으로 기후변화 완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낙엽을 만드는 식물이 육지의 생태계에서 광합성을 통해 흡수하고 저장하는 탄소를 ‘그린 카본(Green Carbon)’이라 한다. 해양생태계에서 흡수 및 저장되는 탄소인 ‘블루 카본(Blue Carbon)’과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블루 카본’은 주로 해안과 해안 생태계서 발생하고 염습지, 맹그로브 숲, 해초밭, 산호초 등이 포함된다. 반면 ‘그린 카본’은 열대 우림 및 온대 숲, 초원과 사바나, 농업 및 목초지, 조생수 및 조림지 등에서 다량 발생한다. ‘그린 카본’은 육상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하고, 식물체(줄기, 뿌리, 잎) 및 토양에 탄소를 저장한다.

그런데 ‘그린 카본’은 개발압력이 높아지면 숲과 초지의 감소 혹은 정체로 이어지면서 그 양이 감소하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 부문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보면, 흡수원 부분 감축량이 2018년 4130만톤에서 2030년 2670만톤으로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정부는 연안습지 복원과 바다숲 확대를 통한 ‘블루 카본’ 증대사업과 함께 도시숲 조성과 유휴토지 조림 등 신규 흡수원 확대 사업으로 ‘그린 카본’의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신규 흡수원 확대사업에 더해 생장 기간이 10~25년으로 매우 짧은 수목인 ‘조생수’를 심거나 더 나아가 인공림에서 가장 성장이 뛰어난 수종을 인공적으로 교배해 만든 ‘엘리트 트리’를 심어서 ‘그린 카본’을 늘리고 있다. 그리고 이들 나무가 다 자라면 벌채하여 목재 제품으로 활용하는데, 탄소 저장량을 극대화 하기 위해 ‘고층 건축물의 목조화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경북 미래 50년 발전을 위해 공항, 도로, 산업단지와 건축물 건설이 필요한데, 이때 ‘그린 카본’을 줄이지 않는 고민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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