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퇴피 산도르(한경민 옮김)
만일 그대가 나무에 핀
꽃이라면, 나 나무 되리.
그대가 이슬이라면, 나는 꽃이 되리.
그대가 햇살이라면, 나는 이슬 되리
오직 우리의 존재가 하나 되기 위하여
소녀여, 만일 그대가 하늘이라면
나는 별이 되리라.
소녀여, 만일 그대가 지옥이라면(우리의
존재가 하나 되기 위하여)
나 저주를 받으리라.
페퇴피는 1849년 헝가리 독립 혁명에 참가하여 26살에 실종된 헝가리의 민족시인. 그는 민족의 자유를 열망하고 노래했지만 열렬한 연시도 썼다. 위의 시가 대표적이다. ‘그대’의 존재가 무엇이든, 그대를 받치는 존재가 되어 “우리의 존재가 하나”이게 하겠다는 시인. “그대가 하늘이라면” 별이 될 테고, 반대로 “그대가 지옥이라면” 지옥에 가기 위해 “저주를 받”겠다니. 이보다 사랑을 열렬히 표현할 수 있을까?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