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어제(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했다. 윤 대통령이 진행한 공식기자회견은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회견은 15분간의 담화 발표 후 2시간 넘게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 앞선 담화에서 “주변의 일로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해달라는 기자 질문에 “사과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말하기에는 지금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다. 사실 잘못 알려진 것도 많은데 대통령이 맞다 아니다 다퉈야 하겠는가”라며, 사과의 대상을 특정하지 못하는 것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최대 현안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대통령 부부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명태균씨와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와 지속적으로 연락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취임하고 나선 몇 차례 연락했다고 하고,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한 것과 관련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돼서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은 사실 대구경북 지역의 절대적인 지지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대구경북 지역과 전체 국민께서 속상해하지 않으시도록 잘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날 회견을 두고 여야는 예상한 대로 극과 극의 평가를 내놨다. 국민의힘은 “솔직하고 진솔한 회견”이라고 평가한 반면, 야권은 “의혹이 해소되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이날 김 여사 문제 등 껄끄럽고 예민한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지만, 2시간이 넘는 회견시간임에도 최대한 성의있는 답변 태도를 유지한 것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앞으로 각종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이런 기자회견이 자주 열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