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동식 경북대 로스쿨 교수<br/>통합땐 지역발전전략 수립 효율적<br/>몸집 커지는 만큼 글로벌 경쟁력도<br/>균형발전엔 더 많은 노력 기울여야<br/>시도민 의견 수렴해 공감대 형성을<br/>대구경북 권역별 주민 설명회 중요
대구 경북 광역자치단체간 행정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특별법 제정을 통한 행정통합의 필요성 주민 설명회를 갖는 등 통합의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안동과 예천, 영양군을 비롯한 경북도내 기초자치단체들의 통합 반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통합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경북대학교 이동식 로스쿨 교수에게 대구 경북행정통합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1981년 대구와 경북이 분리될 때와 달리 지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인구가 매년 급감하고 있고 반면 수도권으로의 집중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지역행정체제의 개편은 언제라도 하긴 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광역지자체 간 통합은 유래가 없어서 그 구현 과정이 쉽지는 않을거라 생각하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으로 예상되는 변화는.
△통합이 되는 경우 대구와 경북을 하나의 지역으로 아우르는 발전전략이 가능해 지역발전전략을 수립하기에 훨씬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통합을 하는 경우 국내에서 경기, 서울에 이어 3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가 되고 지역총생산과 재정규모도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경쟁력을 갖게 됩니다. 통합특별시의 주민수가 500만이 되는데 사실 500만 인구 정도이면 핀란드나 뉴질랜드,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 수준에 해당합니다. 즉 정부가 권한만 제대로 이양해준다면 지방 수준에서 글로벌 경쟁이 가능해 질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렇게 몸집이 커지고 재정이 많아지는 만큼, 작은 지역이 소외받지 않도록 균형발전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4자 공동합의를 통해 행정통합 논의가 재개되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지난 6월부터 협의가 진행되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대구시는 광역시로서 자치구 구조를 지니고 있고 경북도는 시·군 체제이다보니 입장 차이도 있었고, 아무래도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최초의 광역시-도 간 통합이다 보니 선례가 없어서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행정안전부와 지방시대위원회에서 행정통합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7개 사항에 대한 합의문까지 발표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없던 길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거라 쉽지 않은데 행정통합 논의가 계속 진전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 합의문에 ‘수도인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이란 어떤 의미인가.
△서울특별시는 수도로서의 특수성을 고려해 ‘서울특별시 행정특례에 관한 법률’이나 ‘지방자치법’에 의해 인사, 감사, 서훈 등 사무에 있어서 행정특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 기존의 제주특별자치도 이외에도 전북특별자치도,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해 전국적으로 이미 여러 특별자치도가 존재하는데 대구경북특별시가 그러한 특별자치도와는 차별화되어 수도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겠다는 의미로 이해됩니다. 대구경북통합은 다른 특별자치도와 달리 우리나라의 큰 문제 중의 하나인 수도권일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광역간의 통합이므로 분명히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합의문에는 시·군·자치구가 종전 사무를 계속해서 수행한다는 의미도 들어가 있는데 이건 어떤 의미인가.
△이 합의문은 시·군·자치구는 현행 사무를 계속 수행할수 있도록 하고, 특별시에는 경제·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과 총괄·집행 기능 등을 부여한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구경북특별시가 단순한 행정구역의 통합을 넘어서 종합적인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주도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기초자치단체의 자율성도 보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행정체제를 구현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초지자체 간 통합이 된 사례는 있었지만 광역지자체 통합에 성공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광역지자체간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적 변화가 아니라,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한 국가적 전략사업의 출발점으로 봐야 합니다. 이번 통합은 수도권집중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구경북이 먼저 성공을 거둔다면 부산·경남, 전남·광주, 대전·충남 등 모두가 대구경북을 보고 따라오게 될 거라 보입니다. 사실 행정통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과 재정 확보인데 지금은 대통령도 행정통합에 지원을 약속한 바 있고 중앙정부에서도 행정통합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의지가 있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씀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1981년 분리 이후 44년 동안 별도의 행정체제로 운영되던 것을 통합하는 것이므로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그래서 힘든 일이 될 것입니다. 통합을 추진하는 주체들은 행정적인 준비 이외에도 시도민의 의견을 많이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시도민들은 지역의 미래세대를 위해 통합의 필요성을 공감해주시되 좀 더 나은 통합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제안을 적극적으로 해주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북도나 대구시에서 권역별 주민 설명회를 많이 해줬으면 합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