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MBK 국감 뭇매 이어 고려아연 경쟁 논란까지…국민연금 나서달라 이목 쏠리는 까닭은

박형남 기자
등록일 2024-10-29 17:16 게재일 2024-10-29
스크랩버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연합뉴스

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정치권과 재계의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인해 지역경제 훼손 우려가 불거졌고, 소위 ‘빚투’ 방식에 의존한 사업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심지어 국민연금이 MBK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것까지 논란거리가 되면서 MBK파트너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경영권에 대한 최윤범 현 회장 및 MBK파트너스, 영풍 연합 간 경쟁이 쉽게 결론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고려아연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상승곡선을 달리고 있다.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주총 표대결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고려아연은 전일 대비 18.60%(24만2000원) 오른 154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최근 5거래일 연속 급등하며 76.5%이나 뛰어올랐다.

이 가운데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두고 정부가 수수방관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이 나오면서 고려아연의 지분을 7.83%나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분 경쟁의 결과를 좌우할 키를 국민연금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들은 그 이유로 MBK파트너스를 꼽는다. MBK파트너스의 그간 인수합병 사업 방식에 문제가 있고 특히 이번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로 지역경제가 훼손되고 국부유출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다.

MBK파트너스에 대한 질타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으로 다뤄졌다. 지난 18일 국회서 진행된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에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MBK파트너스가 금융사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은 뒤 기업을 인수한 과정, 또 기업인수로 생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기업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자산을 매각해온 방식 등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이 가운데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홈플러스 인수 과정을 지적했다. 그는 김 부회장에게 “MBK는 과거 7조 2000억 원 들여서 A 마트(홈플러스)를 인수했는데, 블라인드 펀드로 2조 2000억 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 원은 A 마트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만든 회사로 대출받았다”며 “결국 A 마트 점포 20여 개를 매각해서 대출 4조 원을 갚았다”고 말했다.

실제 홈플러스 마트노조에 따르면 MBK파트너스 인수 후 폐점 또는 자산유동화(매각)를 통보한 홈플러스 점포는 모두 11개 에 이른다. 홈플러스 마트노조는 지난 7월 점포 폐쇄 및 매각이 이어지는 데 대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장기적 전망보다 오로지 펀드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배당을 주기 위해 홈플러스를 ‘팔기 좋은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규탄한 바다.

이어 백 의원은 bhc치킨 인수과정에 있어서도 질타를 아끼지 않았다. 백 의원은  “B기 업을 인수했을 당시 직접 투입한 자금은 4700억 원밖에 안 된다”며 “B 기업을 담보로 또 돈을 받아서 인수하고 몇 년 후 엄청난 배당금을 받고 투자금 전부를 뺐다”고 지적했다. “ING생명 때도 장기 보유한다고 했는데, 결국 5년 만에 팔아치웠다”고 또다른 사례를 언급했다.

민주당 박희승 의원도 “우리가 늘 문제 삼는 게 M&A에서 알짜 자산을 매각하고, 또 과도한 구조조정을 하고, 또 가맹업주를 쥐어짜서, 기업 가치를 올리고 그 이익 대부분이 해외로 나가는 것”이라고 이익 대부분이 해외로 유출되는 국부유출 문제를 꼬집었다. 또 MBK가 인수한 치킨업체가 ‘치킨값’을 과도하게 인상을 한 사례를 거론하며 갑질 논란까지 함께 지적했다. 

심지어 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MBK파트너스를 향해 ‘약탈적 사모펀드’라 비판하며  “근로자 해고, 과도한 배당, 알짜 자산 매각 등의 남발은 국민을 피눈물 흘리게 한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정치권에서까지 불거진 MBK파트너스를 향한 거센 질타는 고려아연 인수 분쟁으로 번진 모양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를 향한 정치권의 비판을 모아 보도자료로 소개했고, MBK파트너스는 이에 대해 “홈플러스 자산유동화와 폐점은 지속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경영적 선택이었다”, “(bhc 치킨 인수 후 치킨 가격 인상은)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전기·가스비 인상, 배달앱 수수료 이슈로 인해 가맹점주들의 수익이 악화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경영적 판단”이라는 등 해명자료로 반박했다.

특히 정치권과 여론 사이에서는 MBK파트너스의 그간 사업방식을 지적하며 고려아연 지분을 7.83%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현재 중립을 고수하고 있는데, 국민연금의 선택이 고려아연 지분 경쟁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변수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의 대부분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지난 5년과 달라진 분위기라는 분석이 이어지면서 국민연금이 어느 편에 설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국민 중 70% 이상이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답한 점도 BMK파트너스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결국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 있어 정부가 더이상 방관하기보다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인데 국민연금의 공식적, 비공식적 개입이 시작될 지는 미지수다.

보건복지위 국감 당시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제가 당장 어떻게 답변할 수는 없고, 정해지는 절차에 따라 향후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정해지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경제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