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군수 “군민의 뜻 존중”<br/>경쟁 5곳 지자체 중 먼저 결단<br/>대구시 편파적 사업 추진 비판
“호국 도시에 살고 있는 칠곡군민의 자존심과 국가안보를 위해 대구 군부대 유치전에서 철수합니다”
칠곡군이 대구 군부대 유치전을 펼쳐온 5곳의 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자진 하차’를 선언하고 나섰다.
칠곡군은 19일 군청에서 군부대유치 범군민위원회를 열고 대구시가 통합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군부대의 유치 활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군부대 이전 사업이 특정 지역 선정을 위해 최초 계획에도 없던 주민 동의가 필수적인 공용화기 사격장을 포함시키고, 점차 안보보다는 특정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022년 9월 대구시 군부대 유치신청을 한 칠곡군은 그동안 민관이 뭉쳐 노력을 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대구시가 지난 7월 갑자기 박격포 등 공용화기 사격에 따른 소음과 화재가 우려되는 축구장 1580개에 달하는 1043만㎡ 규모의 공용화기 사격장 제공을 유치 조건을 제시한데 이어 홍 시장마저 군위군 이전을 시사하자 군민들이 먼저 들고 일어나 반발하는 등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이에 칠곡군은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한 해명과 함께 특정 지역 선정을 위한 계획 변경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칠곡군의회 간담회와 이장 회의 등을 통해 대구 군부대 이전 사업 추진 현황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공용화기 사격장 후보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이 사업의 추진 여부를 공론화했다.
군은 또 군위군을 제외한 대구 군부대 유치전에 뛰어든 3곳의 자치단체장과 함께 군부대 이전 사업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최종 후보지를 대구시가 아닌 국방부가 결정해 달라는 건의서를 대통령실을 비롯 국무총리실과 국방부 등 관계부처에 제출하며 백방으로 뛰었다.
그러나, 칠곡군의 문제 제기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답변이 나오지 않은데다 자체적으로 여론을 수렴한 결과, 주민 90%가 대구시의 편파적인 사업 추진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나타난데 이어 역내 시민사회단체들이 자발적으로 현수막을 내거는 등 대구 군부대 유치전 중단을 바라는 민심이 빠르게 확산되자 이날 유치 포기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송필각 군부대유치 범군민위원장(전 경상북도의회 의장)은 “현재 군위군을 제외한 4개 시군 자치단체에서 불공정한 진행을 염려하고 있다”며 “홍준표 시장이 정치적 목적으로 군부대를 이용하려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254만 경북도민을 우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국가안보를 수호하는 군부대는 특정인과 특정 지역이 아닌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을 위한 것이다. 군부대라는 중요한 배가 정치적 목적으로 산으로 가지 않길 바란다”며 “국가안보와 칠곡군민의 준엄한 뜻에 따라 유치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