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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회·시민 함께 소통지역 대표 문화축제로 키워야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4-09-08 18:10 게재일 2024-09-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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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가요제’ 현황과 개선점은
‘제3회 김영광가요제’ 시상식 모습. 맨 왼쪽이 김영광 작곡가.

“달그림자에 어리면서 정든 배는 떠나간~다”로 시작되는 음악 ‘정든 배’는 반세기가 훌쩍 지난 대중가요의 고전으로 지금도 중·장년층의 향수를 소환하는 명곡이다. 이 음악을 작사, 작곡한 주인공은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의 학생이었던 김영광이다. 1959년 포항고 2학년 여름 방학 시절에 그가 작곡한 이 곡을 록 음악 밴드인 ‘키 보이스’가 주한 미8군의 무대에서 노래하면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듬해 고3의 학생 신분으로 당시의 유명 레코드사 전속 작곡가로 발탁됐고, 고등학교 졸업 후 서라벌예술대학 작곡과에 진학해 학위를 취득함으로써 전문 작곡가로 자리 잡게 됐다. 그 이후 남진, 나훈아, 조용필, 김국환, 최진희, 주현미, 태진아 등 우리나라 대중가요계 전설들의 많은 히트곡을 지어냈다.

포항 출신의 ‘천재 작곡가’ 김영광(82)의 업적을 기리는 ‘김영광가요제’가 내달 5일 제4회 개최를 앞두고 시민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영광문화예술진흥회 단독 추진 인한

행사 규모·투명성 문제 꾸준히 제기돼

전문성·객관성 갖춘 추진위원회 구성

국민적 관심 일으킬 콘텐츠 개발 필요

△ 포항 최초 트롯 신인가수 등용 경연대회로 첫발

2021년 닻을 올린 김영광가요제는 입상자 전원에게 부상으로 최고의 작곡가들이 직접 노래를 만들어주면서 가수로서의 데뷔를 도와주는 가수의 등용문으로 시작됐다.

때마침 TV프로그램인 ‘미스터트롯’, ‘미스트롯’ 등이 인기를 누리면서 트롯이 K-POP 중 새로운 한 장르로 자리를 잡는 등 콘텐츠로서의 가치도 높아져 가고 있다. 시민들은 김영광가요제를 지역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 잡아 신인을 발굴해 스타도 만들고 포항의 대중 예술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축제로 발전시켜가길 기대하고 있다.

김영광 작곡가는 “김영광가요제에서 임영웅 같은 국내 최고의 트롯 가수가 탄생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난 가능하리라고 본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 10월 5일 제4회 김영광가요제 개최… ‘K-트롯 세계로’ 목표

(사)영광문화예술진흥회와 김영광 작곡가는 K-트롯이 전 세계에 전파될 수 있도록 입상자들과 함께 국내 및 일본의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해외 순회공연을 하면서 K-POP에 트롯이란 장르도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제4회 김영광가요제는 ‘K-트롯 세계로’를 모토로 오는 19일까지 16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아 21일 예선에 이어 10월 5일 오후 6시 포항 산림조합 야외 특별무대에서 펼쳐진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김영광 선생의 신곡 취입 특전이 주어진다. 금상 1명, 은상 1명, 동상 1명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신곡 취입 특전이 주어진다. 가창상, 장려상 각 1명을 포함한 수상자 전원은 트로피와 ‘가수인증서’가 수여되며 동상 수상자까지 영광문화예술진흥회가 녹음비를 전액 부담해 음반취입을 도와준다. 이 밖에도 수상자들에게 일본의 여러 도시에서 K-트롯 공연을 펼칠 기회도 마련한다. 시민들은 김영광가요제가 전국가요제 콘텐츠 개발과 지역의 문화산업 발전에 기여하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 개인 기념행사 넘어 문화도시 포항 비전 담는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사)영광문화예술진흥회는 김영광 작곡가의 명성과 업적을 콘텐츠화함으로써 지역의 문화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전국가요제로 발돋움을 추구해 문화도시 포항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행사가 돼야 한다.

올해 4회째를 맞이한 김영광가요제가 지역을 살리는 문화축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행사 운영의 내실부터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이 가요제가 내년도 5회 때부터는 신인 가수의 등용문인 동시에 지역의 연예 예술인과 일반시민, 관광객 등 모든 매개가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의 개발 등으로 재도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예술인은 “올해 4회째 열리는 ‘김영광가요제’는 김영광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가요제의 안정적인 지속 개최를 위해서는 경북도와 포항시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므로 전문성과 객관성을 갖춘 추진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처럼 영광문화예술진흥회의 단독 추진으로는 포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 상품으로 도약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 많다”고 말했다.

△ 5회 가요제는 시민의 삶·지역의 꿈과 희망 심어주는 역할 수행해야

축제의 핵심 기능은 다른 곳에서는 접할 수 없는 훌륭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여주는 매혹적인 체험을 갖게 하는 것이다. 즉 축제는 지역 주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삶의 질을 높게 영위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에게는 새로운 체험과 삶의 여유를 통해 미래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

김영광가요제는 걸출한 대중음악 작곡가의 명성 덕분에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급성장해 신인가수 등용문의 하나로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았으나, 문화산업으로서 대중음악 축제에 대한 인식과 연구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5회 행사에서 축제의 질적 향상과 세계적 축제로의 발전 가능성을 높여 관광객들의 참여율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핵심 프로그램을 제대로 기획해내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영광문화예술진흥회 현판식.  /영광문화예술진흥회 제공
영광문화예술진흥회 현판식. /영광문화예술진흥회 제공

△ K-트롯 문화와 관광객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가요축제로 발돋움을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김영광가요제는 콘텐츠의 수준과 행사 규모를 한 단계 높여 포항의 대표 관광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문화정책 전문가는 “김영광가요제는 다른 가요제와 차별성이 없어 포항시민들에게조차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부족했다. 그동안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없었으니 행사 규모가 빈약할 수밖에 없었고, 결과처리의 투명성 문제도 꾸준히 거론되었다”며 “영광문화예술진흥회 측은 시민 여론에 따라 전문성과 객관성을 갖춘 추진위원회 구성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축제는 지역의 콘텐츠를 널리 알리고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좋은 기회로 기획되어야 한다. 특히 지역 축제는 시급한 현안인 지방 소멸 위험을 막고 지역을 살리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미 각국의 대중문화를 콘텐츠로 한 축제들은 이미 도시의 이미지를 높여주는 관광상품으로 인식, 세계적인 관광 콘텐츠로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 창의적이면서도 품격 높은 축제 위해 시·시의회·시민 함께 고민해야

제대로 된 축제 하나가 도시의 이미지 제고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이미 많은 국내외 사례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특화된 주제와 내실 있는 콘텐츠는 도시 전체를 충분히 먹여 살리는 산업이 된다. 대중음악 축제는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편안하게 접근하는 능력과 매력성 때문에 점차 대규모 행사로 변모하고 있다. 단지 신인가수의 등용문인 가요경연대회만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제, 체험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열려 지역 대표 관광축제로 매력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된 서울이나 제주와는 또 다른 요소를 지닌 포항은 포항시와 시의회, 시민이 함께 창의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축제를 만들어낼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문화예술 전문가들은 문화예술축제를 통한 문화예술의 확산은 사회 구성원 개개인과 공동체에 심리적 안정감과 정신적 만족감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회복시키며 공동체에서 개인이 느끼는 소외감도 완화해 준다고 분석한다. 자리를 확실히 잡은 부산의 현인가요제, 목포의 난영가요제 등을 비롯해 직접적인 수입과 아울러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 등을 들 수 있다.

포항은 앞으로 가요제뿐만이 아니라 김영광 노래비 제막, 영광의 거리 조성 등 김영광 작곡가의 업적을 기리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병행하는 연구를 통해서 지역 사회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확장할 필요성이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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