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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검은 9월단’의 비극

등록일 2024-09-04 19:17 게재일 2024-09-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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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홍성식 (기획특집부장)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2년 전인 1972년 9월 5일. 세계 평화·국가와 인종간 화합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열린 뮌헨올림픽에서 경천동지할 사건이 발생한다.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촌에 들어가 이스라엘 올림픽 대표팀 선수 5명, 심판 2명, 스태프 4명을 인질로 잡았다. 이어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포로들을 풀어주라고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인질 전원과 진압에 나선 경찰까지 사망한다. 검은 9월단 단원들 역시 체포 과정에서 죽거나 큰 부상을 입었다. 이른바 ‘뮌헨 참사’다.

지금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전쟁 중이다. 52년 전에도 현재와 마찬가지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오랜 분쟁과 불화의 이유는 대부분이 알다시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종교와 영토 문제. 군사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없었던 팔레스타인은 테러라는 극단적 방법을 통해 자신들이 처한 억울한 상황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다.

“전 세계에 팔레스타인인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200여 명의 팔레스타인 전사들도 석방시키려 했다. 이런 투쟁을 언론이 주목해주길 원했다.” 검은 9월단의 리더 살라 칼라프가 밝힌 뮌헨 테러의 이유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했던가. 뮌헨 참사 이후 이스라엘은 비밀 정보기관을 이용한 끈질긴 보복 테러로 검은 9월단과 관련된 이들을 차례대로 살해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 전개는 여러 차례 영화의 소재로도 사용됐다.

서로를 죽이고 죽는 비극의 고리는 언제가 돼야 끊어질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 갈등의 매듭을 풀 방법은 어디에도 없는 걸까? 해답 없는 질문을 하듯 공허하고 답답하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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