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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복귀’ 회의적… 수련병원 심각한 위기

등록일 2024-08-11 18:22 게재일 2024-08-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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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련병원들이 정부방침에 따라 지난 9일부터 전공의 추가모집에 나섰지만, 전공의 반응이 냉랭하다. 전공의들이 이번 추가모집에도 응하지 않으면, 중환자 의료공백은 심각한 상태가 된다. 지난달 마감된 1차 추가모집 당시 지원율은 1.36%에 그쳤다. 모집인원 7645명 중 104명만 전공의 모집에 지원했었다. 대구·경북의 경우, 7개 수련병원이 312명의 전공의를 모집했지만, 계명대 동산병원에 단 1명만 지원했다. 전공의들은 대부분 개원가로 진출하거나, 해외 취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중환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수련병원들의 재정 악화다. 수련병원들은 현재 운영자금을 차입해 쓰고 있지만 대부분 곧 소진돼, 11월쯤 되면 부도나는 병원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수련병원들은 그동안 전공의 부재로 진료가 대폭 축소되면서 수입이 격감하는 악순환을 겪어왔다. 현재 병상 축소, 계약직 비연장, 무급휴가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곧 한계상황이 온다는 것이다. 수련병원 중에서도 지방 국립대병원 재정악화는 더 심각한 모양이다. 재정적자 폭이 커져 교수들에게 지원하던 연구지원비조차 지연되고 있는 병원이 있다고 한다. 만약 지방국립대병원이 위기를 맞으면, 의대생 교육도 문제지만 지역의료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

병원재정이 어려워지면서 간호사를 비롯한 직원들도 월급을 제때 못 받거나 무급휴가를 가는 고통을 겪고 있다. 간호대 학생들의 취업난도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수련병원들이 신규 직원채용을 중단하자, 간호대 학생들이 당장 취업할 곳이 없게 됐다. 올 상반기 중 대학병원 중에서 간호사를 채용한 곳은 1곳뿐이었다. 일부 간호대 4학년생들은 졸업을 미루고 휴학을 선택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지난 2월 병원을 떠난 후 의료공백은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공의 추가모집에도 지원자가 없으면, 수련병원들은 최소한 내년 3월까지 전공의 없이 버텨야 한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이러한 의료혼란이 대책없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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