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모든 구기 종목에서 본선 진출이 실패해 참가 선수단 규모도 역대 최소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한국축구 대표팀의 본선 진출 실패는 그중 가장 큰 충격적 사건이다.
그래서 애초부터 올림픽에서의 성적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체육회도 금메달 5개 이상과 종합순위 15위 이내가 목표였다.
그러나 막상 올림픽이라는 빅 이벤트가 시작되면서 친환경 올림픽을 선포한 파리올림픽 현지 소식과 함께 한국 선수들의 맹활약이 전해지면서 점차 국민적 관심도 올림픽에 쏠리기 시작했다.
특히 올림픽 개막과 함께 한국 선수들의 예상 밖 선전은 폭염에 지쳐있는 국민에게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해주기에 충분했다.
개막과 동시에 한국 남자펜싱 사브르 에이스 오상욱이 개인전에서 딴 금메달을 스타트로 남자 사브르 국가대표팀은 펜싱 종주국에서 3연패라는 놀라운 위업을 달성한다. 대한민국 여자 양궁국가대표팀도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올림픽 여자단체전 10연패라는 기적같은 기록을 일궈 국민에게 감동을 주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부터 36년동안 단 한번도 정상의 자리를 내놓지 않은 신기록이다.
대구체고 소속의 16살 반효진양의 금메달 획득 소식은 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경북체육회 소속의 유도여자 57kg급의 허미미 선수의 은메달 소식과 탁구의 신유빈 선수가 20년만에 여자탁구 단식 준결승에 올라선 것 등은 여름 더위를 식힐 낭보임에 틀림없다.
특히 대구와 경북 출신 선수들이 올림픽 초반 돌풍의 중심에 선 것은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도 일조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사생결단식 정치의 정쟁(政爭)과 한여름 폭염으로 많은 국민이 지쳐 있다.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전하는 낭보(朗報)는 답답해하는 국민 마음을 속시원하게 할 청량제나 다름 아니다.
우리 선수들의 도전과 열정이 국민에게는 큰 힘이 되는 순간들이다. 남은 경기서도 성적을 떠나 우리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지길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