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만찬도중 ‘우리 한동훈 대표’라며 친근감을 여러 차례 나타냈고, “당내 선거는 끝나면 다 잊어 버려야 한다”며 당정단합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자”며 화답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마주 앉아 식사한 것은 지난 1월 29일 오찬 이후 177일 만이다. 두 사람은 조만간 독대 자리를 마련해 한 번 더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찬회동으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간의 관계 개선에 대한 발판은 마련됐지만, 핵심현안에 대한 두 사람의 시각차는 여전하다. 윤 대통령이 껄끄러워하는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문제’는 시한폭탄처럼 도사리고 있다. 한 대표는 제3자(대법원장)에게 특검 추천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채 상병 특검법을 제안했고, 제2부속실 설치를 건의할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서 당의 의사결정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신념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으로선 심기가 불편할 수 있다.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당정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난제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 민심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야권이 지금 특검과 청문회를 남발하며 폭주하고 있지만, 민심의 역풍을 맞으면 중단할 수밖에 없다. 국민눈높이에서 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 막 나가는 야당에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금과 같은 탄핵정국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충돌하면 정권이 붕괴될 소지가 다분하다. 정부와 여당이 대통령 탄핵위기를 극복하고, 차기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똘똘 뭉쳐야 한다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