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인건비·경기침체 영향<br/>자영업자 경영 악화·대출 급증<br/>9년만에 최대…대책 마련 시급
지난달 고용원이 없는 소위 ‘나 홀로 사장님’ 감소 폭이 약 9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고금리와 인건비 등의 영향으로 폐업 자영업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4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3만4000명이나 줄었다. 이는 2015년 10월(14만3000명) 이후 8년 8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지난 9월부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경기가 좋을 땐 고용원을 고용해 '나 홀로 사장님'이 줄기도 하지만, 최근 상황은 이와 다르다.
지난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570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만4000명 증가에 그쳤다.
'나 홀로 사장님'이 13만4000명이나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컸다. 이 때문에 고용보다 폐업이 더 늘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사태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복합 경제위기, 침체 등의 악재를 겪어왔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사태 당시 받았던 대출도 상환하지 못해 연체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이로 인해 폐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해 1∼5월 폐업 사유로 인해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은 65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3% 늘었다.
공제금은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돌파한뒤 올해도 증가하고 있다. 노란우산은 소상공인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제 제도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소상공인이 취약계층으로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454조1000억원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6월 말과 비교해 128조9000억원(39.6%) 늘었다.
반면 한국신용데이터 ‘1분기 경영 지표’를 보면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4317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 줄었고 영업이익은 23.2% 감소했다. 더구나 내년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게 된 것도 경영에 적신호로 꼽힌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이를 ‘심리적 마지노선 붕괴’, ‘사형 선고’ 등의 표현을 써가며 반발하고 있다. 앞으로 고용을 줄이거나 폐업할 소상공인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사실상 폐업 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다”며 “자영업자가 폐업 예정인 경우 임금근로자로 재취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채은 수습기자 gkacodms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