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지난 13일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주인이 “마음이 힘드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부터 시작됐다.
주인이 작성한 글에 따르면 지난 7일 40∼50대로 추정되는 남성 4명이 자신이 운영하는 치킨집으로 찾아와 맥주와 치킨을 주문했고, 얼마 뒤 바닥에 맥주가 쏟아져 있어 이를 치우는 과정에서 이들의 고성과 폭언이 있었다는 것이다. 일행 중 한 사람은 구청 직원임을 밝히고 “바로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구청 전자민원 게시판에는 해당 직원 공개 및 처벌을 요구하는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논란을 빚었다. 이에 중구청은 사과문을 게시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른 행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던 것이다.
공무원이 일반인과 다른 것은 국민의 봉사자로서 책무가 부여돼 있다는 점이다. 물론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친절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되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공무가 아니더라도 국민을 대하는 마음 자세는 올바르게 가져야 하는 게 도리다. 공무원 규정에도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특히 사과 과정에서 밝혔듯이 소상공인은 구청이 보호해야 할 대상이다. 최근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많은 소상공인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공직자들의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위안이 될텐데 갑질 논란이 인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공무원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음주운전이나 시간외 수당의 부정 수령 등은 심심찮게 등장하는 모럴 해저드다. 이번 사건을 보고 아직도 공무원이 시민 위에 존재하는 특권층으로 착각하는 이가 많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공직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