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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사랑과 자식 효도

등록일 2024-05-09 18:27 게재일 2024-05-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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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대전 포항대 교수
윤영대전 포항대 교수

5월의 맑은 날, 어버이날에 유튜브를 훑어가다가 ‘어머님 은혜’ 노래를 들었다.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넓은 것, 그것이 어머니의 은혜라는 것이다.

어버이날 자식들의 안부 전화를 받으면 기쁜 마음이 된다. 시인 김소월도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리라’ 했듯이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를 쓰신’ 어머니의 가이없는 희생과 지극하신 정성으로 길러주신 덕분에 어른이 되어서야 부모라는 존재의 책임을 알았다. 그 은혜를 생각하며 자식들에게 더 큰 사랑을 베풀고 효도를 기다려 보아야겠다.

어버이날은 1956년 5월 8일 ‘어머니날’로 제정되었다가 효(孝)와 경로에도 뜻을 두어 1973년 어버이날로 되었고 이날 자식들은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부모님 은혜에 감사드리고 있다. 카네이션 꽃말은 ‘사랑과 존경’이다. 떨어져 사는 자식들에게 꽃 한 송이를 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전화로 안부를 물어올 때면 가족의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마음속으로 부모님을 불러본다. 어머니, 우리 엄마를 부르면 뭔가 모르게 애처로움이 앞서고 아버지, 아빠라 불러보면 ‘아버지 술잔에는 눈물이 반(半)’이라는 정호승 시인의 ‘아버지 마음’을 느끼게 된다. 늙고 병들어 세월의 무게가 새겨진 아버지의 어깨와 따뜻한 가슴을 내어주며 착한 아이로 길러주시다가도 엄한 회초리를 들던 어머니의 손은 모두가 자식 잘되라고 가르쳐주신 부모님 은혜이다.

시골집 아궁이에 불 땔 때면 어머니의 모습이 아른댄다. 6남매 키우시느라 참 고생하셨다. 50여 년 전 자식들이 많아 먹고살기 힘들 때 나라에서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외쳤었지. 이제는 출산율 0.7이라는 인구절벽에 서서 자식의 교육 방향을 왜곡(歪曲)해 버려 효도라는 가치 추구는 어렵게 돼가고 있다. 물질의 풍요로움으로 인해 삼강오륜은 희미해져 버렸고, 도덕과 예절은 찾기 어려울 듯 사회가 어지럽고 각종 범죄가 활개 치는 시대, 효의 부재가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저출산 시대의 자식 사랑은 물질과 권력 우선의 사회행태로 인해 일신의 평안함만 생각한 인성교육 부족이 문제다.

자신의 내면을 가꾸고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교육 즉, 사람이 되기 위해 배워야 하는 교육을 지양하며 정부에서는 인성교육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왔다. 그 내용을 보면 초등 1,2년은 효와 정직을 가르쳐 떡잎부터 바르게 키우고 3,4년은 예와 협동, 책임을, 5,6년은 존중과 배려, 소통을 가르치도록 하고 있으며 중등은 자유학기제를 도입하여 예체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우렁이는 알을 낳고 부화하면 자신의 살을 내어주는 자애심이 있고 가물치는 알을 낳는 고통에 눈이 멀게 되면 부화한 새끼들이 차례로 먹이가 되어 주는 효를 실천한다는 얘기도 있다. 감사할 줄 아는 삶을 가르쳐야 한다. 학문중심 교육으로 인성교육은 살아가는데 별거 아닌 것으로 인식된 지금, 부모님 사랑과 은혜를 가슴에 품을 줄 모르는 세대를 키우고 있는 느낌이다.

부모의 자식 사랑과 그에 보답하는 효도는 이 사회가 밝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요람이 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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