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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억’ 포항북구청 미디어 파사드 졸속, 논란 재점화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4-05-02 20:25 게재일 2024-05-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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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회 시관계자 극찬과 달리<br/>  시민들은 싸늘한 반응 보여<br/>“건물 외벽 영상 상영에 부적합<br/>  콘텐츠 내용도 너무 평범” 지적
포항 북구청 외벽이 울퉁불퉁한데다 흰색과 검은색이 뒤섞여 있어, ‘미디어 파사드 영상물을 상영하기에는 적합치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이시라기자

속보= 포항시가 예산 16억원을 투입한 ‘문화예술팩토리 반응형 미디어파사드 사업’이 졸속이라는 논란<지난 2월 23일자 5면 보도>이 재점화 되고 있다.

최근 포항 북구청에서 가진 시연회 결과 ‘미디어 파사드 영상물이 너무 조잡해 혈세 낭비에다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포항시는 지난달 30일 북구청 도시숲에서 청사 9층 건물 전체 외벽을 스크린으로 사용해 영상물을 선보인 ‘포항 문화예술팩토리 미디어 전면 시연회’를 진행했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포항시화인 장미’와 ‘호미곶 상생의 손’, ‘영일대 해상 누각’ 등 지역 주요 랜드마크를 미디어 파사드로 소개한 후 포항시·한동대 협업 영상물과 사계절을 표현한 영상물 콘텐츠 등이 상영됐다. 김남진 국장은 “문화예술팩토리가 빛과 예술로 가득 찬 공연이 됐다”면서 “시민과 학생들이 직접 영상을 제작하고 작품 전시에 참여했다”며 시연회의 수준을 자랑했다.


하지만 시연회에 참석한 많은 시민은 ‘수준 이하 영상물’이라는 싸늘한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청사 건립 전에 미디어 파사드 사업을 고려, 초대형 스크린으로 사용할 건물 외벽을 예를 들어 흰색 단색으로, 평평하게 만들어야 했다”는 문제점을 거론했다.


현재 북구청 외벽이 울퉁불퉁한데다 벽면 색깔도 흰색·검은색 직사각형이 엇갈리게 교차돼 있어, 영상물의 시각적인 효과는 매우 나쁘다.


지역 일각에서는 ‘사업 준비 기간이 너무 짧은 점도,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는 지난해 4월 13일 포항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미디어 파사드 ‘긴급 입찰 공고’를 고시했다. 공고기간은 4월 19일부터 5월 1일까지로 단 13일에 불과했다.


당시 지역에서는 “공고 기간이 너무 짧으면 사업자가 양질의 콘텐츠를 준비할 수 없다”고 우려했으나 시는 “입찰 기간이 길다고 영상물의 품질이 우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결국 이날 시연회에서 선보인 영상물들은 ‘포항의 과거와 현재, 한국 전통 기와지붕과 부채춤 등 기존의 틀에 박힌 평범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향후 유행을 고려, 효과적인 ‘영상물 업그레이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포항시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이내 식상해지는 미디어 파사드 콘텐츠의 단점을 보완하지 않을 경우 시민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지난 2018년 35억원을 투입해 설치한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 전망대 LED 미디어 파사드’ 등 최근 수년간 전국에서 설치된 지자체들의 수많은 미디어 파사드들이 애물단지로 방치돼 있다.


시연회를 관람한 이모(49)씨는 “색상이 복잡하고 고르지 못한 북구청 외벽에서, 어떤 영상물을 상영하더라도 시각적인 효과는 매우 나쁠 것”이라며 “북구청사 완공 후 졸속으로 미디어 파사드 사업을 추진한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시인성이 나쁘다’고 느낀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중앙동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이어서 북구청사 미디어파사드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북구청 미디어파사드는 3·4일 두 차례 시연회를 더 가진 후 13일부터 정식 운영될 예정이다. ‘미디어파사드’는 미디어(Media)와 건물 외벽을 뜻하는 파사드(Facade)의 합성어로, 건물 외벽에 다양한 영상을 투사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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