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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참패 여당, ‘남탓’하며 자중지란 빠질 때냐

등록일 2024-04-22 18:10 게재일 2024-04-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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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여권이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어 안타깝다. 당이 흡사 ‘무정부’ 상태에 빠진 모습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갈등이 우선 당을 혼란스럽게 한다. 총선 후 침묵을 지켜왔던 한 위원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국민뿐이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오전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글을 올린 직후였다. 한 위원장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오찬을 제안하자 건강이 좋지 않다며 거절까지 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이참에 윤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감을 둘 각오를 했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차기 당권 레이스와 관련해 ‘영남권 책임론’도 나와 당 내분을 짙게 한다. 지난주 당내 낙선자 모임과 윤상현 의원 주최 세미나 자리에서 총선참패에 대한 영남권 책임론이 거론되자 TK정치권에서 발끈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잘 되면 내탓이고 잘못되면 조상탓이라는 속담이 있다”고 질타했고, 대구시장 출신 권영진(대구 달서병) 당선인은 “무슨 문제만 생기면 영남 탓을 한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22대 국회 권력을 모두 야권에 넘겨준 채 개헌·탄핵 저지선만 가까스로 확보한 여당이 향후 갈 길도 찾지 못한 채 내분을 겪는 모습은 국민에게 한심하게 비칠 수밖에 없다. 역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이처럼 크게 패배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이 가장 큰 패인이라는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는데도, 영남권 책임론 같은 뒷말이 나와 당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지도부를 하루빨리 구성해서 대통령과 야당 간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권력독주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집권여당답게 대화와 타협의 여야관계가 복원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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