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친일 논란’ 11년 만에 철거
대구 중구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순종 황제 동상’이 철거될 전망이다. 지난 2013년 설치된 이후 약 11년 만에 다시 철거되는 셈이다.
대구 중구청은 17일 달성공원 앞 순종 황제 어가길(달성공원로8길 일원)에 조성된 동상을 철거하고 진입로 확장공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총 사업비 4억 원이 투입된다.
‘순종 황제 동상’은 지난 2013년 도시활력증진사업의 일환으로 순종 황제 어가길을 조성하면서 건립됐다. 이는 1909년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남순행(南巡行) 중 대구를 다녀간 것을 역사적 배경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 사업은 ‘흑 역사’ 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중구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중구는 일종의 ‘다크 투어리즘’이라고 설명했지만, 당시 순종의 남순행은 단순한 시찰이 아닌 반일 감정 무마를 위해 일제가 순종을 앞세워 끌고 다닌 ‘치욕의 역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또, 황제 어가길 조성과 동상 건립으로 인해 달성공원 앞 도로가 2개 차로로 줄면서 차량 정체가 발생해 주민들의 불만도 많았다. 이에 중구는 ‘달성토성 진입로 환경정비 사업’을 명목으로 순종 황제 동상 철거와 동시에 진입로 확장공사를 실시한다.
중구는 오는 22일부터 약 1주일간 주ㆍ야간작업을 병행해 가림막을 설치하고 1차선 통제를 한 상태에서 조형물을 분리해서 폐기처리할 방침이다.
/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