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 동상 철거 소식에 후손 반발<br/>“교통방해 이유로 부순다니 개탄<br/> 조선왕릉 등 예우받을 곳 이전을”
21일 의친왕기념사업회는 입장문을 내고 “70억 들여서 짓고 4억 들여 철거분해할 바엔 조선왕릉 유릉이나 창덕궁 희정당에 기증해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제를 욕되게 하지 마라”고 주장했다.
입장문은 고종황제의 3남 1녀(순종황제, 의친왕, 영친왕, 덕혜옹주) 중 둘째 황자인 독립운동가 의친왕 이강의 장손자로 고종황제의 장증손으로서 황실가 후손들을 대표하고 있는 이준(62) 씨가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로 태어나 망국에서 일제의 24시간 감시 속에 폐인으로 사셨던 순종황제 동상을 정책 논리에 따라 만들었다가 교통통행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부수는 것에 대해 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제가 철저히 대한황실을 비하하고 짓밟고 희화화해 식민사관을 씌웠는데, 이는 한국인 스스로 마지막 황제를 희화화하는 행위”라며 “일부 단체에서 주장하는 역사 왜곡은 가당치도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 혈세 70억 원으로 조성한 순종 큰 할아버지 조형물을 부디 창덕궁, 조선왕릉 유릉, 황실후손들 등 사랑받고 예우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전 설치를 해달라”고 중구에 요청했다.
이는 앞서 중구가 22일부터 달성공원 앞 순종 황제 어가길(달성공원로8길 일원)에 지난 2013년에 조성한 동상을 약 11년 만에 철거하고, 진입로 확장공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편, 의친왕기념사업회는 지난 2022년 대한제국 황실 후손들과 독립운동가 의친왕과 항일운동을 함께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로, 의친왕의 황실 독립운동사를 밝히고 대한황실의 문화를 선양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의친왕의 5녀 이해경 여사가 명예회장으로, 의친왕의 장손자 이준 황손이 회장을 맡고 있다.
/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