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난타전을 여야 대표가 주도하는 모습도 한심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 주말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왜 삼겹살을 안 먹고 삼겹살을 먹은 척하나?”라며 “입만 열면 거짓말한다”고 공격했다. 한 위원장은 그동안 야당을 향해 ‘쓰레기’, ‘범죄자’, ‘정치를 ×같이’ 등의 표현을 써가면서 비난 수위를 높여왔다.
이재명 대표의 막말수위는 선을 넘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그는 최근 서울 동작을 지원 유세를 하며 나경원 후보를 향해 ‘나베’라는 낙인을 찍었다. 나베는 일본어 ‘냄비’를 뜻하는 성적 비하 발언이다. 지난 주말에는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을 향해 “제주 4·3 학살의 후예”라고 했다. 여당 지지자를 혐오하는 ‘2찍’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그는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언급을 흉내내며 “광주에서 온 사람들 잘 들어. 너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서 대가리 깨진 거 봤지? 조심해. 농담이야”라고 말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총선과정에서는 그 어느 선거때보다 네거티브 공세전이 심한 것 같다. 이 때문에 각 당의 정책과 비전은 사라져버렸다. 선거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유권자의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증오심과 혐오감을 부추기는 단어들뿐이다. 이러한 선거캠페인 수준은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우습게 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심판을 하는 게 민심이다. 이번 선거승패는 아직도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 표심에 따라 결정된다. 내일 투표장에서 겉으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증오심을 부추겨 시민사회를 분열시킨 정당과 후보자에 대해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