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현실정치에 거리를 두는 박 전 대통령과 달리, 문재인 전 대통령은 최근 야권 지지층 결집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사전선거일을 코앞에 둔 지난 2일부터 그는 PK(부산경남울산)지역 민주당 후보들을 현장에서 지원하며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는 등의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경우 정치적 중립의무는 없지만, 선거일을 며칠 앞둔 민감한 시기에 부인과 같이 선거판에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은 ‘가관(可觀)’이라는 말로밖에 표현이 안 된다. 이러니 여권에서 “역대 대통령 중에 퇴임하자마자 파란 옷 입고 나와서 선거운동하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고 조롱하지 않는가.
문 전 대통령은 우리사회에 진영논리를 고착화해 국민을 양분화한 장본인이다. 퇴임 후에는 이를 반성하며 국민통합에 앞장서도 모자랄 판에 또다시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모습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조차 ‘민주당 몰빵’에 방해된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진짜 제정신인가”, “이제 나타나서 숟가락 얹기냐”는 비판글이 올라오는 모양이다. 문 전 대통령이 아직도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은 안타깝다. 대통령까지 지냈으면 이제 특정정파를 벗어나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다. 지금부터라도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체통을 지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