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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TK 선거

등록일 2024-04-02 19:50 게재일 2024-04-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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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22대 총선이 본격적으로 열기를 뿜어대는 가운데 대구와 경북만이 역대급으로 조용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국민의힘 절대 우세지역이기 때문에 선거 분위기가 초반부터 맥이 빠진 꼴이다.

보통 투표일 일주일 정도면 선거 열기가 한창 달아올라야 할 판인데 거리는 선거 현수막만 요란할뿐 선거 분위기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다. 존재감 있는 여당 후보를 만나볼 수 없기는 이전 선거 때나 마찬가지다. 야당 후보는 인물난으로 애초부터 경쟁 구도가 안 생겼다.

일각에서는 3무(無) 선거라 부른다. 후보가 내건 공약도 없고 ‘공천이 곧 당선’으로 생각하니 경쟁도 없다. 유권자 역시 선거에 관심이 없어 무공약, 무경쟁, 무관심의 3무라는 것이다.

선거를 민주주의 꽃이라 부르는 것은 민주주의 정치에 있어 가장 핵심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직업, 사회적 계층에 관계없이 누구나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제도다. 민주주의에서 기득권을 응징할 수 있는 제도로 이보다 소중한 기회는 없다.

중국이 홍콩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작년 12월 치러진 홍콩 자치구 구의원 선거는 최종 투표율이 27.5%로 선거 사상 가장 낮았다. 직전 구의원 선거가 71%의 투표율을 보인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었다. 친중국 인사들로 채워진 후보들에 대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사라진 때문이다.

당선을 ‘따 놓은 당상’처럼 생각하고 여유를 부리는 TK지역 여당 후보들에게 조용한 선거가 과연 다행스러운 일일까. TK지역 유권자의 정치적 무관심을 불러올지 두렵다. 지금이라도 여당 후보들이 나서 선거판을 선거판답게 조용한 선거판을 뒤집어야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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