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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감독은 나의 운명… 공격 축구 선호”

정서영 포항스틸러스객원기자
등록일 2024-01-03 20:04 게재일 2024-01-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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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원클럽맨’ 박태하 감독<br/>스틸러스 13대 사령탑 출동<br/>신인영입 등 공격·수비 보강<br/>수준급 실력파 선수들 배치<br/>한 팀 한마음으로 시즌 돌입

포항스틸러스가 3일 2024년 새 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시작했다. 이날 소집된 선수들은 올해도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어 포항시민들에게 즐거운 소식을 전할 것을 다짐했다. 이 자리에서 포항스틸러스의 13대 감독으로 돌아온 박태하 감독을 만나봤다.

 

-포항으로부터 처음 제의받았을 때의 심정은.

△포항에 거주한지 33년 쯤 된다. 일의 특성상 잠시 떠나있기도 했지만 본집은 계속 포항에 있었다. 그간 포항에 대한 애정이 그 누구 보다 많았다. 처음 감독 제의가 왔을 때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없지 않았지만, 운명이라 생각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연말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라 수락도 바로 했다. 선수 생활 은퇴 후 포항에서 코치생활도 했었고 다른 곳에서 코치, 감독 생활을 할 때도 난 항상 뿌리를 포항에 두고 살아왔다. 그만큼 포항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기술위원으로 본 포항의 모습은 어떠했나.

△항상 흥미로운 팀이었다.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내용도 관심을 가지고 볼 수밖에 없을 만큼 매력적인 축구를 보여줬다.

 

-감독으로서 선호하는 축구 스타일이 있는지.

△난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한다. 실제, 선수 생활이나 지도자를 해보니 공격이 최선의 수비더라. 하지만 내가 원하는 축구가 있다 해도 그건 추후 선수 구성과 상황을 보고 결정할 문제다. 좀 더 분석해보고 공격적인 축구로 갈 것인지, 수비 위주로 가야할 것인지를 판단하고자 한다.

 

-선수 이동이 있었는데….

△주축 선수들이 겨울 이적 시장에서 많이 나갔다. 그러나 포항에는 나간 선수 못지않은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시즌까지 정밀하게 준비하기에 다소 짧은시간이지만 그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올 시즌 기대 되는 선수와 인상적인 선수는.

△기존에 있던 선수 중에서는 오베르단, 홍윤상, 정재희 선수가 있고 김인성 선수도 노장 이지만 베테랑으로서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 것으로 본다.

청주에서 오는 조르지 선수도 기대된다. 기술위원장을 하며 K리그2 경기를 보러 자주 갔는데 그 때도 눈에 띄었던 선수다. 신생팀 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보여 준 충북 청주에서 조르지는 수준급 실력을 발휘했다. 포항에 와서 좋은 실력의 선수들과 함께 하게 됐으니 더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신인으로 입단하는 김동진 선수는 유심히 보고 있다. 대학에서 경기를 뛰던 영상 자료를 봤을 때는 노란 탈색 머리였는데 입단 전에 다시 검은 머리로 염색 했었더라. 프로에서 살아남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읽힌다. 중국 연변에서 감독을 할 때가 생각난다. 부임 당시 그곳 선수들의 기량은 다소 미흡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굳은 의지를 가지고 한 팀으로 똘똘 뭉쳐 무언가 해 내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2부 리그에서 22게임 연속 무패를 하고 50년 만에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포항은 연변보다 실력 면에서 훨씬 낫다. 그런 포항의 선수들이 한 팀으로 끈끈한 한마음으로 뛴다면 못할 게 없다. 포항은 선수들 간 분위기도 좋고 해서 기대가 된다. 인상적인 선수는 신광훈이다. 내가 포항에서 코치를 시작 할 때 신인이었는데 와보니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하고 있더라. 오랜 시간 선수로 뛴다는 것이 참 쉽지 않은 일인데 몸 관리를 잘한 결과로 본다. 긴 시간이 흘러 이렇게 감독과 최고참 선수로 다시 만나다니 보통 인연은 아닌 것 같다.

 

-첫 경기가 공교롭게 토너먼트인 전북 현대와의 ACL 16강이다. 부담되지 않는가.

△부담이 없다고 말하면 거짓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운명이라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ACL 16강이라는 좋은 무대를 만들어 준 전임 김기동 감독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상대인 전북은 리그 상위에 있는 팀이어서 쉽지 않다. 하지만 전년도에 전북에게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그 팀도 인식하고 있을 것이고 분명 우리보다 부담이 더 클 것이다. 포항도 전북도 많은 선수가 바뀌었다. 상황에 대해 신중하게 준비를 잘해 경기에 임하겠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2023년 포항은 FA컵 우승, 리그 2위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뒤로 피하고 싶지는 않다.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지난해만큼은 해 내고 싶다. 뜬구름 잡는 소리 같겠지만 그렇다고 목표를 낮출 수야 없지 않는가. 생각 같아서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원클럽맨 출신 감독이라는 명예는 타이틀일 뿐이다. 또 프로 세계는 냉정하다. 이 팀의 감독으로 온 이상 결과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포항 특유의 끈끈함이 무엇보다 필요한데, 코칭스텝과 선수 등 모든 구성원들이 신뢰하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서로 희생하며 한 팀이 되는 모습을 보고 싶고 만들고 싶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하나로 연결만 잘 되면 목표 달성은 이뤄질 것이다.

 

-2024년 시즌 시작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포항은 원래 고향 어머님 품 같았다. 그런 곳으로 다시 돌아와 감독을 맡게 되어 무척 영광스럽다. 팬 여러분들의 함성에 좋은 경기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많이 성원해 주고 응원 해 주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정서영 포항스틸러스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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