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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식 저출산 정책

등록일 2023-12-05 18:22 게재일 2023-12-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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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헝가리식 저출산 정책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2000년대초까지 저출산국으로 알려진 헝가리는 공격적이며 과감한 출산 정책을 펴면서 출산율을 크게 끌어올린 나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나경원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시절에 헝가리식 모델을 제안했지만 정부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

헝가리식 저출산 정책은 40세 이하 부부가 아이를 낳기로 약속하면 정부가 약 4천만원을 대출해준다. 5년 내 자녀 1명을 출산하면 이자를 면제해주고 2명을 낳으면 대출액의 3분의 1을 감액해준다.

또 3명을 낳으면 전액을 탕감해주고 4명 이상 출산한 여성에게는 평생 세금을 면제해 주는 방식이다.

최근 정부 여당이 발표한 청년 내집마련 1.2.3 정책이 이와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주택 청년이 6억원 이하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연2%대 낮은 금리로 장기대출해 주고, 결혼, 출산, 추가출산 때마다 금리를 낮춰주는 방식이다. 결혼과 출산 등 생애주기에 맞는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헝가리식 모델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다우섯은 “한국의 저출산 인구감소세가 흑사병이 창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 시기보다 더 빨라 국가의 존망을 위협한다”는 경고를 했다.

2006년 이후 국가는 저출산 대책으로 무려 380조원의 돈을 쏟아냈다. 천문학적 예산에도 그 결과는 합계출산율 세계 꼴찌다.

국제 뉴스가 된 우리의 출산 문제가 왜 이 지경에 도달했는지 반성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저출산을 멈출 헝가리식보다 더 강력한 정책을 이제라도 내놓아야 할 것 아닌가.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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