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인 미세플라스틱은 기존의 플라스틱 쓰레기와 더불어 해양 환경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오염뿐만 아니라 우리의 식탁과 건강까지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와 식음료 전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다. 바다와 강 등 지표수에 이어 지하수까지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됐다는 조사결과가 2019년 나왔다.
강 하구에 있는 어패류 등 모든 수생 생물이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됐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낙동강 하구와 인천·경기 해안은 세계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2, 3번째로 높은 곳이라고 한다. 이젠 어패류도 마음놓고 먹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사람의 대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돼 인체 유입의 공포가 확산되기도 했다.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지게 만들었다.
독도와 울릉도에 서식하는 괭이갈매기 깃털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처음 검출됐다고 한다. 경희대 한국조류연구소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독도와 울릉도에서 포획한 괭이갈매기 17마리의 깃털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깃털에 붙은 미세플라스틱은 유기오염물질과 독성화학물질을 흡착해 괭이갈매기의 방수성과 보온성을 해쳐 갈매기의 생존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한다. 독도와 울릉도는 세계적으로 가장 오염된 해류로 평가받는 구로시오 해류의 영향을 받는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1940년대 이래 63억t에 이른다. 이중 79%가 매립되고 나머지는 자연환경에 배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잘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매립된 것은 매립된 대로 문제가 되고, 버려진 것은 버려진 대로 문제다.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 플라스틱이 되레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홍석봉(대구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