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4학년이 늘고 있다. 수능시험에 응시하는 반수생을 뜻한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는 반수생이 역대 최고로 많은 9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수생은 대학에 다니다 수능을 새로 보기 위해 2학기 휴학을 하고 입시에 재도전하는 수험생을 일컫는다. 속칭 ‘고교 4학년’이다. 대학을 중도 이탈하는 학생 수도 1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정부의 ‘킬러(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과 의대 광풍의 결과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18년째 연 3천58명으로 묶인 전국 의대 입학 정원의 확대를 공식화했다. 이 소식에 수험생은 물론 2030 직장인들까지 의대 입시에 뛰어들겠다고 하는 등 들썩이고 있다. 의사 면허를 취득, 개원만 하면 정년도 없고 연봉 3억 원이 보장된다. 의대 입시 준비에 따른 기회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생각을 갖게 마련이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다니던 대학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의대 쏠림 현상은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 반수생 및 중도이탈자 증가는 하위권 대학까지 연쇄 이동을 초래, 편입생 충원 등 대학의 정상적인 운영을 어렵게 만든다. 이공계 우수 인력이 의대로 몰려가면서 이공계 인재 양성 시스템도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걱정되는 것은 또 있다. 현재 중2가 응시하는 2028학년도 입시부터 수능 전 과목을 문·이과 구분 없이 치르게 돼 인문계 우등생까지 의대를 가겠다고 할지 모른다.
누구나 안정적인 직업을 추구한다. 하지만 이렇게 인재가 편중된 사회는 기형적인 성장을 할 수밖에 없고 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모두가 의대에 가겠다고 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 의대 광풍을 잠재울 방안이 절실하다.
/홍석봉(대구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