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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축제

등록일 2023-10-17 19:05 게재일 2023-10-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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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대구에서 민족 전통술인 막걸리 축제가 열렸다고 하니 괜히 관심이 갔다. 국제와인박람회나 와인축제, 맥주축제 등은 자주 들어본 행사 이름이지만 우리민족 대표 술인 막걸리를 테마로 지역에서 축제가 열린 것은 아마 처음인 것 같아 흥미가 갔다.

지난 주말 대구 불로동 전통시장에서 열린 불로막걸리 문화축제는 비록 작지만 많은 이들이 즐기고 간 축제로 여운을 남겼다. 특히 우리 전통주로 어르신들이 주로 마시는 술로 인식됐던 막걸리가 이제는 세대 구분없이 젊은이들도 즐길 수 있는 대중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은 행사의 의미를 더해 주었다.

막걸리는 “막걸러 냈다”하여 붙여진 이름. 맑은 술인 청주(淸酒)의 대칭되는 개념인 흐린 술인 탁주(濁酒)의 한 종류다. “막걸러 냈다”는 것은 방금 걸러내 신선하다는 뜻과 마구 걸러 거칠다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막걸리는 두 가지 의미를 다 포함한다.

고려시대 문헌에도 탁주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중국의 ‘고려도경’에는 “고려인들이 빛깔이 짙은 술을 마신다”는 기록이 있어 탁주의 역사는 문헌으로 보아도 오래됐다.

막걸리의 장점은 다른 술에서 보기 힘든 영양분이 많다는 것이다. 식이섬유와 단백질, 미네랄 등이 함유돼 있어 과하지 않게 마시면 몸에도 좋다고 한다.

또 빚는 과정에서 누룩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화에도 좋다. 서민과 애환을 함께해 온 전통주여서 그런지 탁주, 탁배기, 백주, 대포, 왕대포 등 다양한 별명도 갖고 있다.

우리민족 고유의 전통과 정신이 녹아 있는 막걸리의 기술과 맛이 잘 전승되게끔 막걸리 축제가 발전을 거듭했으면 좋겠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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