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과 약속대로 금메달 획득<br/>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 느껴<br/>앞으로 목표는 리그 역전 우승<br/>해외 진출 생각은 늘 있었지만<br/>병역 부담 덜며 가능성 높아져<br/>개인 기량 연마 경쟁력 갖출것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에 발탁 돼 1골 4도움의 활약을 펼쳐 금메달 획득에 큰 기여를 한 포항스틸러스의 성골 유스 고영준 선수가 팀에 복귀했다.
포항제철동초등학교, 포항제철중학교, 포항제철고등학교를 거친 그는 순도 100% 포항맨이이어서 지역민들의 팬 층 또한 두텁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2020년 포항스틸러스에 입단했으며 리그 최연소 100경기를 달성하는 등 축구계에서 주목받는 선수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를 만나 아시안게임 당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금메달을 땄다. 소감은.
△너무 기쁜 나머지 일본과의 결승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나도 모르게 고래고래 환호성의 고함을 질렀다. 그렇게 크게 목청을 높인 것은 축구하면서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금메달은 예상 했었나.
△솔직히 몇 번 소집된 후 훈련도 하고 친선전도 하면서 이런 상태에서 금메달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내심 속상했었다. 그런데 막상 중국 가서 한 두 경기 하다 보니 점점 조직력이 강화된데 이어 팀 분위기도 살아나 가능성이 보였다. 특히 본선에 가고 8강에서 중국을 꺾으면서는 4강이나 결승에 갈 경우 더 센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필이 오더라. 4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이기면서는 더 확신이 들었다. 결승에는 무조건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선수촌 생활은 어떠했는지.
△당초 한국에서 선수촌 세프가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중국 측에서 안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현지에서 준비된 식사를 했다. 그런데 식사가 영 아니었다. 이렇게 먹고는 진짜 못 뛸 것 같은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결국 주변 한식당을 찾았고 거기서 자주 먹었다. 이번에 살이 빠졌다는 선수들도 꽤 있다. 경기에 에너지를 쏟은 원인도 있겠지만 식사가 입에 맞지 않아서 그렇게 됐다고 본다.
-룸메이트는 누구였나,
△부천FC 안재준 선수와 한 방을 썼다. 원래 친했기 때문에 소집 때부터 계속 함께했다. 친구여서 생활하기 너무 편했다.
-금메달 직후 누구에게 가장 먼저 연락했는지.
△부모님이었다. TV를 통해 경기를 봤다면서 축하, 격려를 해 주셨다.
-포항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은 뭐라시던가.
△당일에 연락 드릴까하다가 시간이 늦어서 다음날 바로 ‘이렇게 좋은 기회를 갖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문자드렸다. 그랬더니 ‘축하한다, 이제 포항 와서 좋은 활약 보여 달라’는 답장을 보내셨더라.
-도움 4개에 1골을 기록했다. 골을 더 넣을 기회는 없었나.
△난 개인 포인트 보다는 항상 팀이 이기는데 우선을 두고 경기에 임한다.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였다. 팀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도 중요한 경기 때 한 골 정도 더 넣고 싶기는 했었는데 쉽지 않았다.
-병역특례 혜택을 받게 됐다. 해외진출도 생각 할 수 있는데.
△해외 진출에 대한 욕심은 병역특례 해택을 떠나서도 이미 가지고 있었다. 이제 병역부담을 덜었으니 그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다만, 마음만으로는 되는 것은 아니니까 외국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의 기량 연마 등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할 각오다.
-포항스틸러스의 주축선수인 완델손과 오베르단이 부상으로 빠지게 되었다. 남은 시즌동안의 각오는.
△완델손과 오베르단은 우리 팀에서 기여도가 큰 선수들이다. 그 두 선수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란다. 울산과 비겼던 경기를 봤다. 오심이 논란이 됐지만 실력으로 치고 나가야 할 것이다. 아직은 기회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출전 기회가 주어지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 팀 승리에 힘을 보태겠다. 다만, 금메달 따고 와서 원래 하던 것 보다 못하면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을 것 같아서 솔직히 부담도 된다.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팬들과 약속한 대로 금메달을 따서 돌아왔다. 성원에 감사드린다. 이제 남은 건 리그 역전 우승이다. 남은 기간 포항스틸러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린다.
/정서영 포항스틸러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