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전하는 민심<br/>국힘 “이 구속 불발에 불만 표출”<br/>민주 “한 장관이 책임져야” 대조<br/>사법리스크 ‘與에 긍정적’ 의견도<br/>경기침체·고물가 걱정 한목소리<br/>내년 총선 ‘물갈이론’ 찬반 팽팽<br/>권영진 대구 출마 놓고 설왕설래
대구·경북(TK) 정치권이 추석 연휴 기간 마지막 날인 3일 전한 명절 민심의 화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구속 영장 기각,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었다. 다만 이 대표의 구속 영장 기각에 대한 민심은 여야 정치권에 따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우선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국민의힘 양금희(대구 북갑) 대구시당위원장은 “TK지역은 경제가 상당히 어렵다”며 “국민의힘이 여당이니까 먹고 사는 문제는 반드시 챙겨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홍석준(대구 달서갑) 의원은 “경제적으로는 살기 팍팍하다는 말이 많이 나왔고 지역 저출생과 관련해서도 ‘아이들 보기 힘들다’는 토로가 이어졌다”며 “지역 청년들의 취직문제와 기업들의 매출감소 등을 걱정하는 동시에 최근 치솟는 물가를 관리해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 강민구 대구시당위원장은 “TK 물가가 타 시도보다 현저하게 저렴했는데 큰 체감을 할 정도로 많이 올랐다”며 “그에 비해 시민의 삶은 나아질 기미가 없으니 그에 따른 좌절과 불안감, 걱정도 많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임미애 경북도당위원장은 “추석 물가 오른 것이 타격이 컸다”며 “태풍이 오거나 하면 농산물이 올라서 그런가보다 하는데 이번에는 전반적 경기 불안에 의한 것이라 걱정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구속 영장 기각에 대한 여론은 여야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국민의힘 지역 의원들은 하나같이 “이 대표 구속이 불발된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대표 구속 기각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 등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말한다. 대구지역의 한 의원은 “명절을 맞아 시장 등을 방문할 때마다 ‘이 대표 왜 구속 못시켰냐’고 지적하는 분이 많았다”며 “해당 이슈(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지속된 시간이 길었는데 국민의힘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전했다. 지역의 또 다른 의원은 “한 주민이 이 대표가 결국 혐의 3가지 중 1가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유죄가 인정된 것 아니냐고 따졌다”며 법원의 기각 사유에 대해 꼼꼼하게 분석한 주민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이 국민의힘에겐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적잖았다고 한다.
경북의 한 의원은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가지고 국민의힘이 총선을 치르는 게 더 유리하다는 해석을 하는 주민들이 상당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TK인사들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했다.
민주당 강민구 위원장은 “무리한 수사와 수사권의 남용, 야당 대표의 탄압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2년 넘게 수사했는데 결국 아무것도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도 분명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임미애 경북도당위원장은 “한 장관 같은 경우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발언하고 ‘이 대표가 죄가 없다면 기각될 것’이라고 장담한 부분들이 사람들에게 계속 회자됐다”고 전했다.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현역의원 교체 여부에 대한 관심도 지역민들의 명절 밥상머리에 올랐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경북매일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주)에브리씨앤알에 의뢰해 지난달 20∼21일 양일간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내년 총선에서 현역의원 재지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지하겠다(37%)’와 ‘지지하지 않겠다(34.9%)’는 여론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로 인해 TK지역 주민들이 현역의원들에게 “내년 총선관련 현역 물갈이가 어느 정도냐” 등을 묻는 경우도 빈번했다고 한다.
또 안동 출마설이 돌았던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대구지역으로 출마를 결정한 것을 두고도 여러 얘기가 나왔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