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제카 도움 해트트릭 달성<br/>ACL 조별 1차전 하노이 격파<br/>70여 팬들 ‘무박 2일’ 서포터즈
포항 스틸러스가 20일(한국시각)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J조 원정 1차전에서 하노이에 4-2로 대승했다. 포항스틸러스는 이 경기 승리로 승점 3점을 쓸어 담으며 기분 좋게 ACL을 출발했다.
포항은 전반 30분 측면에서의 크로스를 걷어 내려던 하노이 수비수 다미앵 르 탈렉의 헤더가 그대로 하노이의 골망을 흔드는 자책으로 선제골을 얻으며 리드를 잡았다.
이어 전반 34분 제카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은 윤민호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차이를 벌렸고, 39분에도 제카의 어시스트로 1대1 찬스를 잡은 김인성이 하노이의 골망을 흔들며 3-0으로 달아났다.
전반에 세골을 넣은 포항은 후반 4분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드리블 돌파를 한 제카가 김인성에게 패스를 내줬고, 김인성은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4-0을 만들었다. 이골로 제카는 도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반격에 나선 하노이는 후반 8분과 42분 각각 1골을 넣으며 추격했으나 전세는 이미 기울어졌고, 안방에서 완패의 쓴맛을 봤다.
이날 경기장에는 한국에서 베트남 하노이까지 날아 온 포항 스틸러스의 팬들과 교민들이이 ‘We are Steelers!’를 외치며 힘 모아 응원했다. 특히 한국서 온 70여명의 팬 사연은 각인각색이었다.
경기 당일인 20일 아침 비행기로 포항에서 온 김경완씨는 긴 명절연휴를 앞두고 직장에서 연차를 쓰기 난감한 상황에서 겨우 하루 휴가를 허락받아 왔다고 했다.
또한 9일 직장에서 오전 근무를 마치고 바로 하노이 행 비행기를 탄 포항스틸러스 서포터 연합의 소모임 ‘토르치다’의 회원인 남관수씨는 “경기일정으로 인해 회사 근무를 다른 직원과 바꾸고 겨우 여기까지 왔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이어 “다시 돌아가서 바로 근무를 위해 출근해야 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피곤하지도 않다”면서 다음 경기가 열리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일본 원정도 가기위해 이미 모든 준비를 해두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팬들은 이날 한 경기 만을 보기 위해 경기 당일 아침 출발하여 경기가 끝나고 새벽 비행기로 바로 떠나는 ‘무박 2일’ 일정을 강행하며 스틸러스에 힘을 보탰다.
현지 교민들도 1천5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포스코 베트남 법인 직원들과 하노이 현지 교민들은 고국의 프로 축구팀인 포항 스틸러스가 하노이에서 경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먼 길을 마다않고 스틸러스를 응원하기 위해 달려왔다고 했다.
베트남 한인회 장은숙 회장은 “처음에 600장의 표가 준비되었으나 순식간에 신청이 완료돼 추가로 600장을 더 구매했다”면서 이번 경기가 교민들의 화합에도 큰 몫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이 하노이에 승리하면서 2023-2024 ACL에 출전하는 K리그 소속 4개 팀(울산 현대, 전북 현대, 포항, 인천 유나이티드) 모두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서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