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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사고 ‘골든타임’ 지켜냅니다”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3-09-20 19:55 게재일 2023-09-2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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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김태곤 한국해양구조협회 경북지부 협회장  <br/>총 14개 민간해양구조대 활동<br/>2천300명 대원 바다안전 수호<br/>관련 법률 국회 문턱 못 넘어<br/>예산 지원·제도적 기반 미흡<br/>수색구조지원업무 투자 ‘절실’

“바다에서 어떤 풍랑이 몰아치더라도 조금의 망설임 없이 국민의 생명을 구할 것 입니다.”

한국해양구조협회 경북지부의 김태곤(66·사진) 협회장은 “경북동해안에는 협회 구조대원 2천300명이 언제든 거센 파도와 맞서 인명을 구조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협회의 모토는 ‘안전한 바다와 행복한 국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해양구조협회 경북지부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바다 면적은 44만7천㎢로 육지 보다 4.5배나 크다. 여기에다 최근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각종 해양 레저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해양 사고 역시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해상사고 발생 시 넓은 해역과 구조 자원의 한계 때문에 해경 등 공공구조세력만으로는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신속한 초등 조치 즉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서는 해경과 민간해양구조세력과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지난 2013년 해양구조와 해양교육, 해양환경보전 업무를 담당하는 비영리 한국해양구조협회가 탄생했다. 우리 경북지부는 포항·경주·울진·영덕·특수구조대, 포항·울진 해경 소속 파출소별 9개 구난대 등 총 14개의 민간해양구조대에서 대원 2천300명이 활동하고 있다.

 

-가장 기억 남는 활동은.

△2021년 10월 독도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사고다.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조업 중이던 구조대 소속 어선 태건호가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를 뚫고 2명을 구조했다. 구조 과정에서 선박의 홋줄이 터지면서 선장의 코뼈와 광대뼈가 골절되고 오른쪽 눈이 실명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 회원들은 부상과 생명의 위험을 담보로, 매우 위험하고 특수한 환경의 바다에서 조업 포기라는 경제적 손실까지 감수하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있다.

 

-힘든 점은.

△해양강국인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은 국가가 민간해양단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한국은 민간해양구조대원들을 위한 예산 지원과 제도적 기반이 미흡하다. 육지에서는 소방과 경찰 분야에 의용소방대법과 자율방범대법이 제정돼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민간해양구조대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제정돼 있지 않다. 특히 해양 수색구조지원업무는 선박 등 장비를 갖춰야 한편 잠수 전문가가 필요하다.

해양 전문 교육 훈련도 선행돼야 하고 출동에 대한 기본적인 지원 체계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에서 ‘민간해양구조대에 관한 법률’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 해양사고를 겪으면서 느낀 점은 ‘바다는 경외의 대상이고 우리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지,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해양 안전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정부의 투자도 절실하다고 본다.

또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소임을 다하고 있는 해경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창설 70주년을 맞은 해경과 협회가 앞으로도 바늘과 실처럼 변함없이 힘을 합쳐 구조활동을 지속해 나가기를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도 필요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대한민국 바다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해경과 회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끝으로 우리 협회에 어려운 현실을 알고 조용하게 도움을 주신 독지가분들에게 이 기회를 통해 감사의 말을 덧붙이고 싶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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