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는 일정구역 땅에 파묻어 놓고 그곳을 지나는 사람이나 대상물을 살상 또는 파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무기다. 폭발하는 지뢰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15세기 중국에서다. 이후 제1차 세계대전 때 보편화됐고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대전차 무기로까지 활용도가 더 커졌다.
지금의 지뢰처럼 폭발력이 강하지는 않으나 적군이 밟으면 피해를 입는 무기는 고대시대부터 있었다. 로마시대에 사용된 릴리아는 땅에 깔대기 모양의 구멍을 파고 그 가운데 날카로운 말뚝 하나를 박아둔 무기였다. 중국 전국시대에도 마름쇠, 귀전이란 이름으로 유사한 무기가 개발됐다고 한다.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도 파진포라는 지뢰가 있었다. 가마솥 크기만한 대형지뢰로 땅에 묻어두고 적이 건드리면 폭발하는 당시로서는 대단한 위력의 무기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가장 위험하고 곤혹스런 문제로 지뢰를 손꼽는다. 전쟁 후 러시아가 매설한 지뢰밭 규모가 25만㎢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뢰지대로 생긴 것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작년 러시아 침공 후 지뢰로 팔다리가 절단된 우크라이나군 수가 최대 5만명에 달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뢰 제거작업에 풍부한 경험과 기술 등을 가진 한국의 지원을 수차례 요청한 바도 있다.
스파이더 부츠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뢰 폭발로부터 자국군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한 신발이다. 신발 밑창에 다리 4개를 달아 군인의 발이 지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했다. 이 신발을 착용하면 발이나 다리가 절단되는 치명상은 피할 수 있다. 다만 한 켤레 비용(한화 53만원)이 너무 비싸 모금운동을 벌인다고 한다. 전쟁의 아픔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