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호 녹조현상은 여름철마다 발생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지난 1976년 댐 축조 이래 호수 52k㎡ 전역에서 녹조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기준 안동호 상류인 예안교 부근 유해 남조류수 세포수는 9만4천95cells/㎖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녹조현상이 발생했을 때의 유해 남조류수 세포수(3만3천376개) 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안동댐까지 녹조로 뒤덮인 것은 이례적이라고 한다.
안동호 수질악화 소식에 가장 마음이 쓰이는 곳은 대구시다. 식수문제가 최대현안인 대구시는 홍준표 시장 취임 이후 안동댐과 임하댐 원수를 낙동강 대신 식수로 활용하려는 구상(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하고 있는데, 현재 사업비 문제로 정부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안동호 녹조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며 수질이 악화되고 있으니, 정부로서는 반대명분이 더 생긴 셈이다.
안동호 녹조현상은 가축분뇨와 비료, 쓰레기 등 다양한 오염원이 호수로 유입된 이후 폭염이 지속되자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독성이 있는 남조류는 물속 산소 농도를 떨어뜨려 어패류를 폐사시키고, 정수장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식수로 공급되면 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어제(23일)부터 대형녹조제거선으로 녹조제거 작업에 나섰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일시적 효과를 거둘 뿐이지, 항구적 대책이 되지 못한다. 녹조 발생의 주원인이 호수주변에서 흘러들어오는 오염물질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니만큼,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