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볼 때 무궁화는 우리 민족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꽃이다. 중국 지리지 산해경에는 “군자의 나라에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는 훈화초가 있다”는 기록으로 보아 고조선 시대부터 한반도 전역에 걸쳐 분포했던 꽃으로 짐작이 된다.
특히 고대시대는 신성시되는 식물로 여겨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신전 주변에 많이 심었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 장원급제자 머리에 꽂아주는 꽃도 무궁화다. 또 혼례때 입는 활옷에도 무궁화를 수놓았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의 표상으로 백성들은 무궁화를 사랑했고, 무궁화에 대한 사랑이 곧 애국애족의 정신이라 생각했다. 일본은 무궁화가 한국 민족의 상징적 꽃이라는 것을 알고 전국적으로 무궁화 꽃을 뽑아 불태워 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광복절만 되면 매스컴에서는 무궁화꽃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무궁화는 7월부터 10월까지가 개화기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매일 새롭게 꽃이 피고 진다. 보통 한그루에서 2천∼3천개의 꽃송이를 피우고 진다. 꽃말은 일편단심 혹은 영원 등으로 불린다. 매일 꽃이 피고 지니까 불굴의 상징으로도 통한다. 우리 민족의 인내와 끈기에 비유되기도 한다.
무궁화는 공식적으로 우리나라 국화(國花)는 아니다. 그러나 애국가 후렴에 등장할 정도로 대표적 꽃이어서 관습적으로 국가나 국민이 국화로 여기고 있다.
지난 8월 8일은 무궁화의 날이다. 2007년부터 대한민국 나라 꽃 무궁화를 기념하기 위해 민간단체 주도로 제정한 날이다. 봄철에 피는 벚꽃만큼 쉽게 만나지는 못하나 광복의 달을 맞이하여 애국애족의 꽃 무궁화 명승지를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