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나라 황제 진시황은 불로장생을 염원해 우리나라 남해와 제주도 등지로 사신을 보내 불로초를 구하려 했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가 염원한 불로장생의 기대와는 다르게 그는 49살의 이른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늙지 않는다는 불로초가 실존하지는 않지만 인류는 오래 살기를 염원하면서 질병과의 싸움을 거듭한 끝에 인간의 수명을 꾸준히 늘렸다. 통계에 따르면 1900년도 세계인의 기대수명은 평균 31세였고, 1950년대 와서 평균 49세로 높아졌다. 2020년에는 1900년도의 두배가 넘는 평균 73세에 이르렀다. 현재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평균 84세다.
최근 질병관리청 자료에 의하면 울릉군은 전국에서 가장 건강하게 오래 사는 도시로 밝혀졌다. 울릉군의 건강수명은 77.4세로 전국 평균 70.9세보다 6.5세가 높았다. 또 전국에서 가장 짧은 부산의 부산진구 64.9세보다는 무려 12.5세가 높았다. 건강수명이란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기간을 뺀 수명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평균 외래진료 횟수가 OECD국가 중 1위를 차지한다. 의료기술과 의료복지가 잘 돼 있어 OECD 국가 중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등이 최상위권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이런 의료 현실과는 다르게 울릉군의 의료환경은 열악하다. 실제 병원 역할을 하는 곳은 보건의료원 하나뿐이다. 그럼에도 건강수명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눈여겨볼만 한 일이다.
육지와 멀리 떨어진 섬이란 특수성과 울릉군의 뛰어난 자연환경, 맑은 공기, 좋은 물 등이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준 탓은 아닐까. 이번 조사로 울릉군이 전국 최고 청정지역임이 입증된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