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과 유럽 등 지구촌 북반구에는 살인적 더위로 몸살 중이다. 기록적으로 치솟는 기온을 이기지 못한 온열질환자가 몰려들면서 병원 응급실은 비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세기 들어 폭염을 가장 위험한 자연재해 중 하나로 손꼽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8년 최악의 폭염을 계기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개정해 폭염을 자연재해에 포함시켰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폭염으로 인한 죽음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 저소득층, 만성질환자에게는 폭염이 매우 위협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돈없고 힘없고 건강이 없는 사람에게 폭염은 잔혹한 재난일 수 밖에 없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우리나라 폭염사망자는 493명이다. 같은 기간 태풍이나 호우에 의한 사망자의 3.6배에 이르렀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선 최고 기온이 19일 연속 43도를 기록했다. 유럽의 이탈리아 로마도 41.8도를 찍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스페인의 주요 도시에서도 40도가 넘는 기온이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다고 한다.
태풍은 피해자가 눈에 목격되지만 폭염은 실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 부른다. 지난해 유럽 35개국의 온열질환 사망자가 6만1천여 명에 달했다고 한다. WHO는 살인적 폭염을 이제는 새로운 현실로 받아들여 할 때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라고 살인적 폭염이 예외일 수는 없다. 지난주 쏟아진 집중호우로 홍수와 산사태 등이 일어나면서 적잖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장마 뒤 찾아올 폭염에 대비한 준비도 서둘러야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