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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스피치(Elevator Speech)

등록일 2023-07-09 19:11 게재일 2023-07-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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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기업을 경영하는 CEO의 대표적인 애로사항은 ‘시간 부족’이라고 한다. 그래서 특별한 일이 아니고는 CEO가 일반 직원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 일반 직원이 업무에 대한 아이디어나 의견이 있어도 CEO에게 직접 전달되는 것은 불가능하고 상급자를 통해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평균적으로 1단계 거칠 때마다 약 20~40%의 정보가 왜곡되어 3단계만 거치면 70%가 거짓 정보로 전달된다고 하니 직접 의견을 전할 수 있는 기회 엘리베이터 스피치에 대해 이야기할까 한다.

일반 직원이 CEO를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는 우연히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가는 시간이 있다면 이때가 가장 좋은 기회인데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사전에 준비하지 않으면 놓치는 것은 물론 무능함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사례로 우연히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게 되었는데 사장님이 “김 과장! 에너지 절감 프로젝트는 어떻게 잘 돼가나?”라고 물었을 때, 첫 번째, 당황하여 시선은 바닥에 둔 채 머릿속엔 단어들만 둥둥 떠다니며 우물쭈물 어버버하는 사이 엘리베이터는 지정된 층에 도착하고, 전해지지 못한 대답은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 김 과장의 능력 없음만 사장님의 기억에 남게 되는 유형.

두 번째 유형,“계획 중에 있습니다만,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고, 생산성도 달성해야 하고, 해외법인도 지원해야 하고, 인당 생산성, 전력 원단위, 실수율 하락….”까지 말하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사장님이 내려 버린다면? ‘에너지부는 아직도 문제가 많구먼!’ 에너지부 직원 전체가 무능력으로 전락하게 되는 순간.

세 번째 유형, “현재는 에너지 절감에 대한 직원들 의식이 바뀌지 않은 점도 있고, 과제 수행 밀착도도 그리 높지 않지만 지속적인 변화관리와 성공 체험을 하면 의식변화와 함께 3분기 말에는 1차 목표에 도달하고, 김 대리가 현장 배치되는 8월부터는 과제의 내용을 좀 더 밀도 있게 진행하면 에너지 절감 프로젝트는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하고 회장님이 의문 가는 사항 한 가지 정도 질문에 “예, 아니오”단답형 대답을 하고 문이 열리면 김 과장의 앞날도 파릇파릇 잔디를 밟게 될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업무에 대하여 평상시에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기회가 왔을 때 대부분의 사람이 첫 번째 아니면 두 번째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일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는 의외로 보이지 않는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참고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시간을 초과해서 답변하는 것보다는 준비가 안되면 차라리 일찍 대답을 종료하고 그다음 상황을 살피는 게 시간을 초과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위에서는 상황 설정을 엘리베이터에 두고 이야기했지만 우리 주변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닐까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서부터 내릴 때까지 약 60초 이내의 짧은 시간 안에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게 내 머릿속의 생각들을 늘 정돈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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