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11일)이 초복이다. 사마천 사기에 의하면 진나라 덕공2년(기원전 676년) 음력 6∼7월에 복날을 만들어 개를 잡아 열독(熱毒)을 다스렸다는 기록이 있다. 이때 왕은 잡은 고기를 더위에 지친 신하들에게 나누어주며 기운을 차리게 했다고 한다.
복날의 엎드릴 복(伏)자는 사람 (人)과 개(犬)가 합쳐진 글자다. 사람이 더위에 지쳐서 개처럼 엎드려 있는 모습이다. 매년 7월에서 8월 사이에 찾아오는 삼복(三伏)은 초복, 중복, 말복으로 나뉘나 이 시기가 가장 더운 때다. 초복은 대략 7월 11일부터 20일 사이로 소서와 대서 중간이다. 본격적 여름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다.
이때는 대개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가고 직장인들도 여름휴가에 들어가 잠시나마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게 된다. 낮 기온은 33도 이상인 날이 많고 밤에는 25도 이상 올라가는 열대야가 자주 등장한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체력 소모가 많아 예로부터 체력 보강을 위한 고칼로리 보양식을 먹어왔다. 복날이 바로 보양식 먹는 날이다. 옛날에는 보신탕을 주로 먹었으나 요즘은 삼계탕이 대세다. 육개장, 장어, 추어탕, 흑염소 등도 찾는 이가 있다. 복날 음식은 대체적으로 이열치열의 음식으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문헌 기록을 보면 복날은 우리의 선조들도 술과 음식을 준비해 계곡이나 산을 찾아 더위를 식혔다고 한다. 동국세시기에는 개를 잡아 파를 넣고 푹 삶은 것을 개장이라 했고 이를 삼복에 좋은 음식으로 꼽았다고 적혀 있다.
지금은 보신탕 집이 거의 사라지고 삼계탕과 냉면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초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여름철 건강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때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