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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공격에 올인하는 이준석 실체는?

등록일 2023-06-20 20:10 게재일 2023-06-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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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충택 논설위원
심충택 논설위원

지난주(15일) KBS 시사토론 프로그램 ‘더 라이브’를 시청하면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정체성이 궁금해졌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젊은 당원들과 2030세대의 열광적인 지지로 36세에 제1야당 당수로 선출된 인물이다. 그는 취임 후 국민의힘을 디지털정당으로 변신시켜 기업처럼 효율성과 효과성을 추구했으며, 이에 호응해 각 시·도당에서는 온라인 입당신청자가 쇄도했다. 나는 당시 이준석이 권위주의와 부패에 찌든 낡은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인물로 평가했다.

험한 정치적 굴곡을 거치긴 했지만, 시사토론회에서 본 그는 2년여만에 너무 변해 있었다. 최근 시청료 분리징수 문제로 윤석열 정부에 각을 세우는 KBS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같이 출연한 것도 실망스러웠지만, 모든 의제를 ‘윤석열 비판 버전’으로 맞추는 그의 발언 태도에 놀랐다.

예를들면, 윤석열 대통령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두고 “위안스카이를 떠올린다는 사람이 많다”고 한 데 대한 그의 코멘트다. 그는 “싱하이밍이 위안스카이라면 대통령은 뭐냐, 구한말 혼란 속에서 외교적으로 갈팡질팡한 고종을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고종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나는 싱 대사가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일행을 대사관저에 초청해놓고 한 언행이 조선 말 청나라 총독으로 행세한 위안스카이(원세개)를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싱 대사는 이 대표를 앉혀 놓고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누가 들어도 위협성 발언이다.

이에대해 이 대표가 한마디 반박을 했다는 소리를 들어 본적이 없다. 오히려 일행 중에는 싱 대사의 발언을 받아 적은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누가 고종인가? 윤석열인가. 이재명인가.

조선왕조실록에는 1886년(고종 23) 7월29일 원세개가 의정부에 보낸 ‘조선 정세를 논함’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싱 대사가 이재명 대표에게 훈계조로 한 말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 ‘조선은 역량을 타산해보면 약점만 나타나서 자주 국가로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강국의 보호도 받는 데가 없기 때문에 결코 자기 스스로 보존하기 어려운 것은 천하가 다 아는 것이다.

조선은 본래 중국에 속해 있었는데, 지금 중국을 버리고 다른 데로 향하려 한다면 이것은 어린아이가 부모에게서 떨어져 다른 사람의 보살핌을 받으려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조선을 중국이 돌보는 아이에 비유한 것이다.

고종은 이 글을 읽고 ‘공의 말은 참으로 눈을 틔워 주고 귀를 열어주었으니 약도 침도 이만은 못하다’며 아부를 했다.

그 후 세월이 140여년 흘렀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를 대하는 중국의 태도는 바뀐 게 없다.

지난 문재인 정권과는 달리 중국을 상대로 당당한 외교를 실천하고 있는 윤 대통령을 나라를 망하게 한 고종에 비유하는 이준석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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