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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 무슨 죄?

등록일 2023-06-18 18:28 게재일 2023-06-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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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시중의 소금값이 폭등을 하고 일부서는 사재기 현상도 일어난다고 한다. 일본서 방류하는 오염수가 한국 해역에 도달하면 국내 수산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야당은 일본 원전 방류수와 관련 야외 반대집회에 나섰고, 여당은 야당이 과학적 논쟁은 거부하고 괴담과 선동정치에만 몰두한다고 비판한다.

지금은 흔한 식품이지만 20세기 이전만하더라도 소금은 ‘백색의 황금’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귀중한 자원이었다. 고대 로마인들은 생선과 올리브, 치즈, 고기 등을 저장하는데 소금을 사용했고, 군인의 보수를 소금으로 지급했다는 기록도 있다. 중세시대는 소금을 둘러싸고 100년 넘도록 소금전쟁을 벌인 곳도 있다.

짠맛을 내는 무취의 흰색 결정체인 소금은 단순히 음식 정도가 아니고 음식 이상으로 인류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물질이다.

재화로서 가치가 높은 소금의 유통을 통해 도시 간의 문화와 경제교류가 촉진됐고 소금 교역으로 ‘솔트로드’도 생겼다. 소금은 한때 지금의 석유처럼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귀한 대접을 받았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금은 모든 생물체에 있어 생명을 유지하도록 하는 성분이 있어 물만큼이나 생리기능에 꼭 필요한 요소다. 소금의 주요 성분인 나트륨은 소화를 촉진해 식욕을 끌어 올린다. 사람의 체온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땀의 배출을 도와 체온을 식히기도 하고 반대로 체온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데이터를 내놓고 과학적으로 풀어야 할 오염수 문제를 정치적 선동으로 떠들어봐야 국민에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적 공방의 결과가 소금값 폭등이라면 소금을 사먹을 국민만 피해자가 된 꼴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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