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극한직업’은 마약단속반 형사들이 수사과정에서 겪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터치한 수사물이다. 불철주야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범인 검거실적이 오르지 않아 애태우는 모습이나 잠복근무 모습 등 비록 영화 속이지만 경찰관의 고된 업무를 잘 묘사하고 있다.
경찰은 국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사회의 공공질서와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을 한다. 옛날부터 이름은 달라도 국가에서 관장하는 치안을 담당하는 부서는 상존해왔다. 조선시대는 치안을 담당하는 부서를 포도청이라 불렀다. 포도청 산하의 포졸들은 육모방망이를 휘두르며 도둑을 잡는 등 서민의 보호자였다.
그러나 말이 좋아 ‘민중의 지팡이’지 하는 일은 고단하기 짝이 없다. 사건이 터지는 현장마다 쫓아 나가지만 위험 부담도 적지 않다. 범인을 잡고 수사하는 과정에서 칼에 찔리거나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주취자에게 폭행을 당하고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동료 경찰관도 많다”고 전한다.
멕시코의 한 NGO단체가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에선 하루 1.65명꼴로 순직하는 경찰이 발생한다고 한다. 대부분 근무 중 피살된 경우로 멕시코 경찰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군으로 손꼽힌다.
멕시코 경찰처럼 목숨을 잃는 경우는 아니지만 국내서도 해마다 퇴직하는 경찰관이 크게 늘고 있다. 경찰청이 국회 행안위에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한해동안 3천500여명의 경찰이 옷을 벗었다. 4년 전 2천421명보다 46.3%가 증가한 숫자다.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열악한 처우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한다.
민중의 지팡이는 온데간데없고 극한직업에 시달리는 경찰 이미지만 남은 것 같아 안타깝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