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수신료는 1963년 처음 징수됐다. 당시 돈 100원을 냈다. 그 때만해도 TV보급률이 낮아 일부 부유층만 TV를 보유하고 있었다. KBS 징수요원들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TV를 확인, 징수했다.
생활 수준 향상과 함께 TV보급률이 높아졌다. 일일이 방문 확인이 어려웠다. KBS는 1994년 한전에 징수업무를 위탁, 전기요금과 합산 청구했다. 이 때부터 전국민은 TV 시청료를 강제 징수당했다.
TV수신료는 1981년부터 2천500원으로 정해져 전기요금 고지서에 포함돼 청구된다. KBS2가 광고를 받고 있기 때문에 수신료 비중은 45% 정도라고 한다. KBS는 그동안 정권의 나팔수로 비난받았다. 적자 누적으로 재정위기에 부딪히자 공영방송 존립을 위해 필요하다며 시청료 인상을 꾀했다. 국민 반응은 냉랭했다.
대통령실이 나섰다. 방송통신위와 산자부에 KBS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권고했다. 방통위는 조만간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할 전망이다. 수신료와 전기요금의 통합 징수 방식에 대한 국민들의 불편 호소와 변화 요구를 반영했다.
대통령실이 TV 수신료 징수 방식을 국민참여토론에 부치자 방송의 공정성 및 경쟁력, 방만 경영 등 문제가 지적됐고 수신료 폐지 의견이 제기됐다. 사실상 세금과 다름 없다는 의견이었다. 국민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면 상당수 시청자들이 수신료 납부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KBS의 수익구조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KBS노조가 사장과 이사진의 전원사퇴를 촉구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편향 방송의 자업자득이다. TV수신료 분리 징수 결정을 보면서 30년 체증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라는 이들이 적지 않다.
/홍석봉(대구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