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남태평양 휴양지 괌을 강타한 태풍 마와르는 20년만에 찾아온 슈퍼 태풍으로 괌섬을 단숨에 지옥처럼 만들어 버렸다. 미 정부는 주민 15만명에 대해 긴급 대피령을 내리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때마침 이곳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3천여명도 태풍에 갇혀 마실 물과 음식이 모자라 대혼란을 겪었다. 시속 240km 강풍에 자동차가 날아가고 공항 활주로 붕괴 등 각종 시설물이 파괴되면서 괌섬 자체가 난장판이 돼 버린 것이다.
엘리뇨 현상은 페루와 칠레 연안에서 일어나는 해수 온난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수년마다 주기적으로 수온이 평소보다 높아지는데, 0.5도 이상 높아진 상태로 5개월 이상 지속되면 엘리뇨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
기상학자들은 “현재 발생 중인 엘리뇨가 슈퍼급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한다.
세계기상기구(WMO)도 “5년 안에 인류 역사상 최악의 더위가 올 것”을 경고했다.
특히 학자들은 내년이 지구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 지구촌은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태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지는 본격적 여름이 오기도 전에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태국 북서부 딱지역은 4월 낮기온이 45.4도를 기록했으며, 방콕과 푸켓 등은 체감온도가 50도를 웃돌아 야외활동 자제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폭염과 폭우, 산불, 홍수, 가뭄 등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후 변화는 지구촌의 위기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괌섬에서 벌어진 태풍 마와르의 급습이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인류가 저질러 놓은 기후 위기에 상응하는 대가일 뿐이다. 우리나라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