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재·송언석·이만희 의원 등 <br/>재선 의원들 ‘하마평’ 올랐지만 <br/>당 일각선 ‘비영남권 인사’ 무게 <br/>金대표 힘 실어줄 친윤계도 유리<br/>사전 교통정리 후 단수후보 점쳐
국민의힘이 지난 10일 김재원 최고위원, 태영호 의원에 대한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를 마무리한 가운데 ‘자진 사퇴’로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태 의원의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경북(TK)지역은 지명직 최고위원이 된 강대식(대구 동을) 의원을 제외하면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현역의원 최고위원이 한 명도 배출되지 않는 고배를 마셨기에 이번 보궐에 촉각을 세우는 중이다.
TK지역에서는 재선의 김정재(포항북)·송언석(김천)·이만희(영천·청도) 의원이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태 의원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TK인사가 최고위원 자리를 꿰차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 지도부는 ‘친윤·영남권’ 일색이라는 비판이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또 1년의 중징계를 받은 김 최고위원은 직위가 비는 ‘궐위(闕位)’가 아닌, 권한은 사라지되 직함은 그대로인 ‘사고(事故)’로 후임을 뽑지 않는다. 이 때문에 TK지역 인사가 태 의원의 후임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중징계를 받은 김 최고위원은 사실상 TK지역 몫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TK지역이 또다시 최고위원을 맡겠다고 먼저 나서거나 하는 것은 좋지 않은 그림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지역의 한 의원도 “이미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강 의원이 활동하고 있고, 윤재옥(대구 달서을) 원내대표도 TK지역인 당 지도부에 TK인사가 더 들어가기에는 무리라고 본다”며 “이번 최고위원 보궐 선거에서 TK의원들이 이름을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비영남권 인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호남 기반의 이용호 의원이 김 최고위원의 5·18 민주화운동 발언 논란을 진화할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출마 생각이 있나’라는 물음에 “답변드리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김기현 대표 체제 이후 각종 설화로 들이닥친 ‘최고위원 리스크’가 리더십 혼란을 가중시킨 만큼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친윤계 의원이 새 최고위원으로 유리하다는 해석도 있어 ‘지역’보다 ‘인물’을 우선하면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관계자는 “굳이 경선까지 갈 필요없이 아마 용산과 지도부 쪽에서 이러한 상황을 빨리 수습하고 중재할 수 있는 인물을 고려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사전에 교통정리가 이뤄져 단수 후보가 올라올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국민의힘은 태 의원의 공석을 내달 9일까지 보궐선거로 선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1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태영호 의원이 10일자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데 따라 최고위원 한 석이 공석이 됐다”며 “당헌을 준수하고자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 선출 기한은 6월 9일까지며 선관위 구성안이 의결되면 보궐선거 투표 방법이나 운동 기간·방법, 선거일 등 선출 절차 전반을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지도부가 후보자를 단수 추천해 전국위에서 찬반 표결에 부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복수 후보가 출마할 경우 별도의 선거 기간이 필요하지만, 단수 후보만 등록하면 바로 전국위원회를 열어 의결할 수 있다. 당원들이 투표에 참여한 전당대회와 달리 이번 보궐선거는 전국위원들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기에 결국은 지도부 의중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세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