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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의 질주

등록일 2023-04-23 18:02 게재일 2023-04-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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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금값이 폭등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금거래소 가격으로 한돈(3.75g)에 36만7천원을 기록했다. 한국금거래소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2014년 3월(4만6천940원)과 비교하면 7배 이상 올랐다.

최근 금값 폭등과 관련해 재미있는 뉴스가 하나 떴다. 2008년 함평군이 멸종위기종으로 알려진 붉은 박쥐가 함평에서 발견된 것을 계기로 이를 관광상품화 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순금의 황금박쥐상이 대박이 난 것. 제작 당시 27억원을 들여 순금으로 만든 황금박쥐상은 예산 낭비라는 세찬 비판을 받았으나 최근 금값 폭등으로 황금박쥐상이 137억원으로 몸값이 오르자 전국적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금에 대한 인류의 애착은 오래됐다. 금관이나 금장식 등의 유물이 발굴된 것으로 미뤄보아 이미 수천년전부터 금은 인류에게 권위와 영광의 상징이었다. 영국의 파운드화가 가장 믿을만한 화폐가 된 것도 금본위제를 기본으로 했기 때문이다. 19세기 초 영국은 식민지로부터 뺏어온 금이 영국은행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아기 백일이나 돌잔치에 금반지를 선물하는 관습이 있다. 아기가 금을 지니고 있으면 건강하게 잘 자란다는 속설에 따르는 측면도 있으나 시대가 바뀌어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순금의 평가 때문이다. 특히 경제가 어려울 때 금값은 더 가치를 발한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금을 되팔면 시간이 지난 만큼 보상이 되는 것이 금의 가치다.

최근 금값이 폭등한 것은 코로나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국제경제 침체 등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금값이 폭등하면서 돌잔치 선물용인 한돈 반지가 반돈으로 줄어들고 1g 반지까지 등장했다. 금값의 질주 언제쯤 멈춰질까.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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