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하는 말을 상황에 따라 우리는 여럿 말로 표현한다. 쓴소리, 단소리, 군소리, 헛소리, 볼멘소리 등등 아주 많다. 그 중 쓴소리는 나쁜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가 아니다. 국어사전에도 “듣기에는 거슬리나 도움이 되는 말”로 설명한다.
반대로 단소리는 듣기 좋은 말이다. 하지 않아도 좋을 쓸데없는 말을 두고 우리는 군소리라 부른다.
우리 속담에 듣기 싫은 소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하나 있다. “익모초 같은 소리”다. 익모초(益母草)는 한자말로 어머니에게 이로운 풀인데, 산전산후 질병치료에 좋은 풀로 전해져 있다. 그럼에도 이 풀이 듣기 싫은 소리에 비유된 것은 지독히 쓴맛 때문이라 한다.
중국 고사에 양약고구(良藥苦口) 충언역이(忠言逆耳)라는 말이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 이롭다”는 뜻이다.
진시황제가 죽고 난 후 궁궐을 점령한 유방이 금은 보화와 꽃같은 궁녀가 셀 수 없이 많자 그곳에 머물 것을 생각하다 부하 장수의 충언에 깨달음을 얻어 다시 전쟁터로 되돌아갔다는 일화가 있다.
쓴소리는 듣기가 거북하지만 잘 새겨듣고 깨달음을 얻으면 오히려 도움이 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잦은 정치발언과 당내 비판에 국민의힘이 당 상임고문직을 해촉해 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홍 시장은 “그렇다고 잘못되어 가는 당을 방치하고 그냥 두겠냐”며 반발을 했다.
내 듣고 싶은 소리만 듣는 것은 대의정치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하나로 모아가는 과정이다. 쓴소리, 단소리 심지어 별별소리까지 다 들어야 한다. 그 속에 민의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쓴소리도 듣는 포용력 있는 정치를 보여야 한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