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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당연한 결정”-민주 “농심 짓밟았다”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3-04-04 20:27 게재일 2023-04-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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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양곡법 거부권’ 여야 공방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1호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두고 “당연한 결정”이라고 옹호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농민 포기 선언이라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당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서 양곡관리법이 우리 농업 전반과 국가 재정에 미칠 악영향과 민주당의 일방적 강행처리의 부당성을 지적했다”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무리한 법을 막을 방법은 재의요구권(거부권)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의석 수를 앞세워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해온 민주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임대차3법, 4대강보 해체, 북핵 정책, 탈원전 정책, 소득주도성장 정책, 광고물 관리법 모두 민주당이 숫자의 힘으로 우리 당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밀어붙인 뒤 처참한 실패했다”며 “그럼에도 반성, 사과는커녕 계속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밀어붙이고 있는데, 누가 주도하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실패가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반복되고 있음에도 이를 고치지 못하는 정당이 내년 선거를 어떻게 치르려고 하는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은 별도 성명서를 통해 “본회의 통과 시 대통령 재의 요구권 행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예상했음에도, 새 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주려고 무리하게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도 쌀 시장격리 의무화에 따른 공급과잉 등을 이유로 반대했던 법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다시 밀어붙이려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민주당을 직격했다.

그는 이어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내용 측면에서도 하자가 많다”며 “농업의 미래를 위한 법이 아니라 오히려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악(惡)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농해수위 위원들, 전국농어민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값 정상화법을 거부하고 국민의 뜻을 무시한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민주화 시대 이후 민생 입법을 거부한 최초의 대통령이 됐다. 공교롭게도 1948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양곡 매입법 재의를 요구한 이후 처음이라 한다”며 “폭락 쌀값을 정상화해달라는 절박한 230만 농심을 무참히 짓밟았고, 제발 민생을 챙기라는 국민 요구까지 깡그리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는 제대로 말 한마디 못하고 다 퍼주는 정권이 정작 우리 농민의 생존권이 걸린 민생 법안에 대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포퓰리즘 입법이라 매도했다”며 “윤 대통령의 1호 거부권 행사는 우리 농민의 절규를 철저히 외면한 비정한 정치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특히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 장관은 쌀 생산 조정의 효과를 축소해 여당 의원조차 의구심을 표명한 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윤 대통령에게 왜곡보고를 했고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고 꼬집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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