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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원의 가치

등록일 2023-04-02 19:45 게재일 2023-04-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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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포항 한동대가 운영하는 ‘한동 만나’는 3천원짜리 식사를 100원으로 먹을 수 있게 고안한 학식 프로그램이다. 한동대 학생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거르는 학생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한 학부모가 기부금을 내놓으면서 시작한 사업이다. 지금은 학생, 교수, 동창회 등 한동대 공동체가 십시일반 동참하면서 어려운 이들의 식사를 후원한다.

이 식사 프로그램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아무나 이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꼭 필요한 학생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서로가 배려하고 있다. 가계 곤란을 겪는 이도 다른 이를 위해 매번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하는 ‘천원의 행복’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총 객석 중 30%를 문화예술 향유가 어려운 이에게 나눠주고 있다. 17년째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누적 공연관람객이 36만여명이다. 영천시와 경주시가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사는 주민을 위해 읍면동 소재지까지 1천원이면 이동할 수 있도록 한 행복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영천시는 임산부가 병원에 갈 때도 택시비 1천원만 내고 다녀오도록 정책 배려를 한다.

농림식품부 등이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천원짜리 아침식사 사업을 시작하자 학생들 반응이 짱이다. 학생의 건강한 식습관을 기르고 쌀소비를 증대하는 한편 고물가시대 학생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정책인데, 인기가 폭발적이다.

1천원짜리 하나로 뭐하나 할 게 없는 요즘이다. 분식점 가도 김밥 한줄에 1천500원은 주어야 하고, 편의점서도 1천원으로 끼니를 떼울만 한 게 없다. 1천원의 가치가 초라하기 그지없으나 우리사회가 힘을 모으면 1천원도 큰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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