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잘 정비돼 이용 불편 없는<br/>송도해수욕장 확장공사 하면서<br/>개선 시급한 외곽지 예정 없어<br/>울퉁불퉁 노면 방치 사고 위험
포항시가 송도해수욕장에 수목을 식재하기 위한 인도확장 공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보행자도로 개선이 시급한 곳은 정작 보도개선사업 예정이 없어 우선순위 선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3일 포항시에 따르면 현재 송도해수욕장 보행자 도로는 전 구간에 걸친 확장공사를 위해 보도블록을 모두 철거해놓은 상태다.
송도해수욕장 인근이 보행자 도로 관련 민원이나 불편사항이 자주 접수되는 곳은 아니지만, 해수욕장 정식개장을 앞두고 ‘그린웨이 사업’의 일환으로 보행자 도로 주변에 수목을 식재하기 위해 10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는 5월 준공을 목표로 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포항시가 정작 보행자 도로 개선이 시급한 곳이 아니라, 이미 보행자도로와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돼 있던 송도해수욕장 인근의 보도블록들을 철거하고 확장공사를 진행하는 데 대해 우선순위를 잘못 선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송도해수욕장의 보행자도로는 지난 2017년 새로 벤치와 조형물들을 조성했고, 2018년 포항시가 조성한 해안길 산책로인 ‘영일만 해오름 탐방로’의 시작점으로 선정됐을 만큼 기존에도 보행자 도로가 잘 정비돼 있었다.
송도 인근의 주민들과 상인들 또한 보행자 도로 이용에 불편을 겪은 적이 없어 갑작스러운 확장공사 소식이 들리자 의아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송도해수욕장 인근에서 산책 중이던 방재석(62·남구 송도동)씨는 “집이 이 근처고 평소 자전거와 조깅을 즐겨 하는데, 송도해수욕장 인근의 도로가 잘 조성돼 있어 거의 매일 방문했다. 올해 1월 갑자기 보도확장공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려서 의아했다”며 “기존에 보행자도로나 자전거 도로 때문에 불편을 겪은 기억은 없다”고 전했다.
이렇듯 특정 지역에만 집중된 보도개선사업으로 인해 외곽지역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
같은 날 오후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덕헬로부대거리’ 인근. 울퉁불퉁한 보행자도로 노면 위로 손상된 보도블록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이곳의 보도블록들은 노후화돼 울퉁불퉁하고 블록들이 여기저기 빠져나와 노면에 틈이 생기는 등 보행자도로를 이용하는 인근의 상인들과 방문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노면의 틈 같은 경우, 자전거나 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을 이용할 때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상가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A씨(29)는 “지난해 가로등을 설치하면서 보도블록도 같이 교체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무산된 걸로 알고 있다. 가게 밖을 나가면 바로 볼 수 있지만, 보도블록들이 삐져나온 채 길 곳곳에 방치돼 있어 미관상으로도 보기 좋지 않다”며 “출퇴근에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노면이 울퉁불퉁해 매일 불편하다”고 전했다.
이에 관해 포항시 관계자는 “송도해수욕장의 경우 보행자 도로와 관련한 불편사항이 크게 접수되고 있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관광지인 송도해수욕장의 위상을 올리기 위해 현재 정비공사를 진행 중이다”며 “만약 보행자도로 개선이 시급한 곳이 있다면 주민분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