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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에서 만나다

김순희 시민기자
등록일 2023-02-14 18:18 게재일 2023-02-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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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위에서 다리를 바라본다. 시냇물 뒤로 경치가 멋지다. 불국사, 첨성대, 동궁과 월지의 야경, 세 곳 모두 보았다면 이제 이곳에 가보자. 젊은 연인들의 인증샷 장소로 이곳만큼 유명한 곳이 있을까? 외나무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주말이면 길게 줄을 서는 곳이다.

주말 오전 안개가 걷히기 전에 찾은 경북산림환경연구원은 경상북도 지방 정원으로 ‘경북 천 년 숲 정원’이란 이름으로 방문객을 맞았다. 경주에 봄은 아직 일러서 꽃은 기대하지 않고 잠시 산책 삼아 둘러볼 목적으로 찾았다. 정원은 이전과 비교하여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으나 숲은 변하지 않고 여전히 포근함을 느끼게 했다.

늘씬하게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제일 먼저 일행들의 발길을 끌어당겼다. 가을에 떨어진 누런 잎이 그대로 쌓여 폭신하게 만들었다. 뽀얀 안개와 숲이 만들어내는 합작품에 절로 탄성이 쏟아졌다. 아직은 봄이 이른 2월의 서늘한 기운이 기분 좋게 얼굴에 닿았다. 우리가 첫 손님인지 숲이 깨어나는 향기가 그윽했다.

오래 문을 닫았던 곳의 다리 위에 섰다. 개울이 낮은 움직임이지만 흐르고 있다. 그 위를 외나무다리가 그대로 놓였다. 연인들이 줄을 길게 서던 그 다리. 여전한 모습에 안심했다. 천년의 숲으로 새 단장을 해도 좋았던 모습은 그대로 남겨두는 게 좋다. 일행들도 한 사람씩 다리에 올라 인증샷을 남겼다.

몇 년 가는 곳마다 조금씩 변화를 주어 천년고도 신라의 향기를 더 느낄 수 있었다.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은 산림환경에 대한 조사, 병해충 방제, 임산물 연구, 산림 경영을 수행하는 산림 전문연구기관이다. 연구 목적으로 연구원 구역 내에 다양한 산림자원을 식재해 관리하고 있다. 이를 일반에 개방하고 있어 매년 많은 관람객이 이곳을 많이 찾는 것이다.

숲 해설 프로그램과 유아 숲 체험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도로 통일로를 기준으로 동쪽 영역과 서쪽 영역으로 나뉘는데 동쪽 영역에는 산목련나무길, 칠엽수길, 야생화단지, 메타세쿼이아길이 조성되어 있어 인기이다. 특히 실개천 위의 통나무다리는 유명한 포토존이다. 그 유명한 외나무다리.

연구원 본관이 있는 서쪽 영역에는 피크닉 테이블과 정자, 숲길이 조성되어 있다. 쉬어가기 좋은 포인트이다. 입구에서 바라보면 멀리 기와 건물이 의젓하게 자리했다. 그 모습이 청와대를 연상케 하는지 이곳에서 대통령을 소재로 한 드라마도 찍었다.

이곳은 1907년 묘목장으로 시작하여 1993년 경북 산림환경연구소, 2008년 경북 산림환경연구원으로 명칭을 변경해 지금에 이르고 있으며 2023년 경상북도 지방 정원으로 ‘경북 천 년 숲 정원’으로 새로 태어났다.

/김순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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