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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지진, 남의 일 아냐“포항·경주, 철저한 점검 필요”

허명화 시민기자
등록일 2023-02-14 18:18 게재일 2023-02-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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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 8일째 사망자 3만명 넘어<br/>실종자·피해 추산  계속 늘어 집계 불능<br/>경주·포항 지진 규모, 역대 국내 1, 2위 <br/>경북, 전국 지진 발생 위험 가장 높아<br/>건축물 내진설계율 42.7% ‘전국 최하위’<br/>“필로티 건물 가장 취약… 내진 보강해야”
튀르키예 지진 피해 생존자들. /연합뉴스

“지금 뉴스를 보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 5.4도 악몽이었는데 7.8은 상상만 해도 무섭다. 지진을 겪어봤기에 남의 일이 아닌 것 같고 얼마나 막막하고 힘들까 싶다” (포항시민 A씨)

지난 6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북부 접경 지역에서 규모 7.8의 대형 지진이 일어났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1939년 이후 튀르키예에서 기록된 지진 중 가장 강력하며 최악의 강진으로 손꼽혔다. 지진 발생 7일째인 13일(현지시간)에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사망자만 3만1천643명을 넘어섰다. 이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망자 수(1만8천500명)를 이미 넘어선 숫자다. 인명 구조 골든타임(72시간)이 지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실종자와 지진 피해 추산은 집계 불가능하고 시시각각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 최초 지진과 맞먹는 강진을 포함한 규모 4.0 이상 여진은 100회 이상 이어지고 있고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접근조차 어려워 현장은 공포와 충격 그 자체로 생지옥을 방불케 하고 있다.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을 보며 지난 2017년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을 생각해본다. 규모 5.4로 국내에서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지진이었다. 포항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경주지진(2016년 9월 규모 5.8)보다 지표면에 가까워 피해는 더욱 컸다. 118명이 다쳐 치료를 받았고 집이나 도로가 부서져 845억7천500만 원의 재산 피해를 냈으며 도시 이미지뿐 아니라 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고 수많은 시민들이 꽤 오랜 기간 트라우마를 겪었을 정도로 파장이 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76회다. 해마다 지진 횟수가 연이어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3.0 이상 지진이 매년 10.8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9일 새벽에는 인천 강화도 서쪽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이 일대 주민들은 밤잠을 설쳐야 했다. 지난해 10월 충북 괴산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한 지 70여 일 만이다. 이는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경북은 경주와 포항에서 규모 5 이상이 지진이 발생했고 지진 발생 횟수도 461회로 나타났다. 이는 두 번째로 높은 전남(81회)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로 경북이 전국 어느 지역보다 지진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 동남권에 활성단층 14개가 확인되어 과거에도 지각 변동이나 변형이 있었으며 이는 경북이 지진 최전선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경북의 건축물 내진설계율(면적기준)은 42.7%로 전국 최하위다. 경상북도는 경주와 포항지진 이후 건물 내진율공공 부문 70%, 민간 부문 5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을 계기로 다시 한번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전문가에 따르면 “국내에 튀르키예 같은 지진이 발생하면 남아나는 게 없는 수준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저층 건물이 지진에 더 취약한데 2017년 포항지진 때도 피해가 집중됐던 곳은 연립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이 모여 있는 지역이었다. 1층에 기둥을 세워 주차공간을 활용하는 ‘필로티’ 건물이 지진에 가장 취약한 건물인데 이는 내진 보강을 해야 한다”며 “또 같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발생하는 지진의 깊이에 따라 그 위력이 달라진다. 해당 지역별로 지진 위험 계산이 먼저 제대로 돼야 내진 성능 보강도 그에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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